삼성·TSMC 8인치 이탈 … 중견 파운드리로 쏠리는 물량가동률 98%·가격 인상 기대 … 올해 ASP 반등 본격화중국 저가 공세 속 '수율·납기'로 차별화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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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하이텍 부천 본사 전경ⓒDB
DB하이텍이 8인치 파운드리 라인을 사실상 '풀가동'하며 실적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 삼성전자와 TSMC 등 글로벌 대형 파운드리가 12인치 첨단 공정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8인치 캐파를 줄인 가운데 전력반도체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중견 파운드리의 입지가 빠르게 강화되는 모습이다. 공급 축소와 수요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며 올해는 물론 중장기 실적 가시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22일 증권가에 따르면 DB하이텍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5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701억원으로 98.7%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핵심은 가동률이다. 지난해 4분기 DB하이텍의 8인치 파운드리 가동률은 98%까지 치솟으며 사실상 풀가동 상태에 진입했다. 1년 전 60~70% 수준과 비교하면 구조적인 체력 개선이 확인된 셈이다.DB하이텍의 가동률은 2024년 1분기 64%에서 점진적으로 상승해 같은 해 하반기 90%를 상회했고, 지난해 3분기 92%대에 이어 4분기에는 98%까지 도달했다. 올해 초 일시적인 조정 국면을 거치더라도 연중 평균 가동률은 90% 초반 이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AI 확산에 따른 전력반도체 수요 증가가 레거시 공정 전반의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시장 환경도 DB하이텍에 우호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는 12인치 첨단 공정 중심 전략을 강화하며 8인치 캐파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TSMC는 일부 8인치 및 구형 공정 라인을 내년까지 폐쇄할 계획이고, 삼성전자 역시 추가 투자를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글로벌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올해 전년 대비 2.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 세계 8인치 가동률은 85~90% 수준으로 상승해 수급 타이트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공급 축소는 가격 협상력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일부 파운드리 업체들이 고객사에 5~20% 수준의 가격 인상을 통보한 것으로 파악했다. 업계에서는 8인치 공정 가격이 최대 2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는 장기적인 ASP 반등의 시작 시점을 2026년 중반으로 보고 있으며 높은 가동률이 유지되는 가운데 점진적인 단가 개선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 같은 흐름 속에서 DB하이텍의 중장기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2026년 연간 매출은 1조4961억원, 영업이익은 3794억원으로 예상되며 영업이익률은 25%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8인치 파운드리 시장에서 북미 경쟁사의 점유율이 축소되며 신규 고객사 유입 가능성이 커진 점도 중장기 모멘텀으로 꼽힌다.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의 캐파 축소가 구조적으로 이어질 경우 실적 가시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중장기적으로는 정부 정책 수혜도 기대 요인이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상생파운드리' 사업은 12인치 40나노급 파운드리를 구축해 국내 팹리스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것이 핵심으로 DB하이텍 역시 참여 기업으로서 안정적인 물량 확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거시 공정에 특화된 운영 경험과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정책 효과를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다만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의 저가 공세는 잠재적인 리스크로 거론된다. SMIC와 화홍반도체 등 중국 업체들은 공격적인 증설과 가격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에 대해 DB하이텍은 수율 경쟁력과 납기 안정성, 원가 관리 능력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업계 관계자는 "레거시 공정에서는 기술 격차보다 신뢰와 수율, 납기 대응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DB하이텍은 이 영역에서 검증된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어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