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제주항공 도입, 티웨이·대한항공도 검토잇단 기내 배터리 사고에 리스크 관리 강화충전·사용만 막는 규제 한계 지적도
  • ▲ 국내 항공사들이 기내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기내 보조배터리 충전을 잇따라 금지하고 있다. 자료사진 ⓒ뉴데일리
    ▲ 국내 항공사들이 기내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기내 보조배터리 충전을 잇따라 금지하고 있다. 자료사진 ⓒ뉴데일리
    국내 항공사들이 기내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기내 보조배터리 충전을 잇따라 금지하고 있다. 배터리 화재·연기 사고로 안전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승객 편의보다 사전 예방을 우선하는 기조가 항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 이스타 이어 제주항공도 기내 보조배터리 충전 금지

    22일부터 제주항공은 국내·국제선 전 노선에서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최근 기내 화재·연기 사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안전운항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선제적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이에 앞서 이스타항공은 업계 최초로 기내 보조배터리 충전을 금지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일부 고객들의 항의가 있으나 승객들의 큰 혼선 없이 제도가 안착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기내 보조배터리 충전 금지 방안을 고심 중에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로 "안전에 대해서는 작은 틈도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한항공이 해당 조치를 도입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한진그룹 소속 5개 항공사로 확대 적용되는 통합 정책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티웨이항공을 비롯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기내 보조배터리 충전 금지 도입을 놓고 검토 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항공사들이 충전 금지라는 강수를 선택한 배경에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구조적 위험성이 있다. 보조배터리는 과열이나 단락(합선) 시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밀폐된 항공기 기내에서는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1월 28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홍콩으로 향하던 에어부산 BX391편에서는 기내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해 항공기가 전소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를 계기로 기내 배터리 관리에 대한 항공업계의 경계심도 크게 높아졌다. 항공업계에서는 항공기 사고 발생 시 기체 손상과 운항 중단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은 물론, 브랜드 신뢰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사전 차단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국내 LCC가 비용 문제로 기내 엔터테인먼트(TV·영화)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승객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제주항공의 경우, 인천~발리 노선이 최장 노선으로 비행시간은 7시간이고, 티웨이항공의 경우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의 경우 14시간 55분에 달하는데 보조배터리 없이 휴대전화나 태블릿PC 사용에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다. 좌석별 충전 포트가 일부에 그쳐 장거리 노선에서는 휴대기기 사용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 ▲ 22일부터 제주항공은 국내·국제선 전 노선에서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제주항공
    ▲ 22일부터 제주항공은 국내·국제선 전 노선에서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제주항공
    ◆ 사용금지, 법적 강제력 없어… 실효성 논란도

    현재 항공사들의 보조배터리 규제 기준은 국토교통부의 기내 안전관리 지침을 따르고 있다. 국토부 지침에 따르면 100Wh 이하 보조배터리는 최대 5개까지 기내 반입이 가능하고, 100~160Wh는 항공사 승인 하에 최대 2개까지 허용된다. 160Wh를 초과하는 보조배터리는 기내 반입이 금지된다. 이와 함께 단락 방지를 위한 절연 조치, 기내 선반 보관 금지, 기내 충전 금지 등의 기준도 적용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지침은 충전과 사용 제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조배터리 소지 자체는 허용돼 있어 승객이 소지 사실을 밝히지 않거나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 특히 보조배터리의 휴대·보관 방식은 법적 강제력이 제한적인 데다 규정을 위반한 승객을 적발하더라도 형사 처벌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승객이 보조배터리 충전 여부를 승무원들이 일일이 지켜볼 수는 없는 일"이라며 "마치 기내에서 '비행기모드'를 써야하는 것처럼 질서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 밝혔다. 

    일각에선 공항 검색대 차원의 관리 강화 필요성도 함께 거론된다. 탑승 전 단계에서 보조배터리를 보다 엄격히 확인하거나, 소지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고 가능성 자체를 낮추는 사전 차단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