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서 외국인 연일 엑소더스, 개미는 대량 매수로 응수외국계IB 긍정 전망 리포트와 달리 외국인 자금 줄줄이 이탈 공매도 대차잔고도 사상 최대, 고점 논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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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PT AI 이미지
외국인들의 입과 손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금보다 50% 이상 더 오른다”고 외치지만, 실제 시장에선 외국인들이 두 종목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목표주가는 하늘로 치솟는데, 정작 매매창에서는 매도 버튼이 먼저 눌리는 기묘한 장면이다.코스피는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급등에 힘입어 5300포인트를 돌파했다. 그러나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도 외국인들은 두 종목을 순매도하고 있고, 공매도 잔고까지 빠르게 늘어나면서 하방 압력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매수 행렬에 서 있다. 시장에선 "매수 리포트로 개미를 꼬시고, 고점에서 물량을 턴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온다.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두 종목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23분 경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3000억원어치 순매도 중이다. 지난 29일 1조7608억원, 30일 2조1701억원을 팔았고 이달 2일에 3조2415억원, 4일 1조2260억원 순매도했다.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 전체로 보면 외국인은 9조4890억원을 팔아치웠다. 선물시장에선 8조원 가까이 매도 행렬이다. 특히 삼성전자를 6조6731억원, SK하이닉스는 6조3511억원씩 순매도했다.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4조3596억원 순매수 중이다. 지난 2일에는 5조5235억원 사들이면서 일별 사상 최대치 매수세였다. 올해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10조1194억원 순매수했다.공매도 대기 자금은 사상 최대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국내 증시 대차거래 잔액은 140조8119억원이다. 지난 3일에는 141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 110조9229억원보다 27% 이상 늘어난 규모다. 대차거래는 주로 공매도를 위해 활용되는 만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차잔고는 각각 15조7368억원, 13조8917억원으로 전체 대차잔고의 21%를 차지한다. 외국인들이 현물과 선물을 매도하면서 동시에 공매도까지 병행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셈이다.코스피가 1년도 안 돼 2배 가까이 오른 상황에서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국 반도체주에 대한 시각을 공격적으로 상향하고 있다. 한때 메모리 업황 둔화를 경고했던 글로벌 하우스들까지 잇달아 목표주가와 실적 전망을 끌어올리며, 한국 반도체 투톱을 구조적 강세장의 핵심 축으로 재평가하는 모습이다.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7만원에서 21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84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상향했다. 메모리 반도체 물량이 이미 내년까지 사실상 완판됐고, 올해 1분기 D램 계약 가격이 70~100%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메모리 가격 강세가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씨티글로벌마켓증권 역시 SK하이닉스에 대해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 최고 수준인 140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외국인 투자자 관점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은 여전히 저평가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KV캐시, HBM, eSSD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 증가가 실적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여기에 JP모건은 한국 증시 전반에 대해서도 더 강한 낙관론을 내놨다. 코스피 기본 시나리오 목표치를 6000포인트, 강세장 시나리오를 7500포인트로 상향하며 “한국은 여전히 지역 내 최선호 시장이고 구조적 강세장의 초입”이라고 진단했다. JP모건은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근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주가가 현재 대비 45~50% 추가 상승할 수 있으며, 올해 EPS는 기존 추정치보다 약 40% 상회하고 내년에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이 같은 상황은 과거에도 나타났다. 지난 2021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도 코스피는 3000선을 돌파한 뒤 “4000까지 간다”, “삼성전자가 20만원을 간다” 등 낙관론이 넘쳤다. 그때도 외국인들은 팔아치우고 있었다. 이후 결과는 고점에 물린 개인투자자들의 긴 고통이었다. 지금 시장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IB의 목표주가 상향은 중장기 산업 전망을 반영한 것이지만, 단기 수급과는 전혀 다른 신호일 수 있다”며 “현물 매도와 공매도가 동시에 늘어나는 구간에서는 상승 논리보다 리스크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좋아진다고 해서 주가가 직선으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며 “지수가 급등한 이후에는 항상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을 개인투자자들이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