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중기 상승 유효", 코스피 밴드 4900~5400 제시실적 모멘텀·상법 개정 기대 vs 차익 실현 압력 공존설 연휴 앞두고 경계심리 확대, 분할 매수 전략 권고美 CPI·고용지표 대기 … 물가 둔화 여부가 변수
  • ▲ ⓒGPT AI 이미지
    ▲ ⓒGPT AI 이미지
    지난주 국내증시는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장세였다. 외국인들의 현·선물 매도세에 코스피는 하루는 급락, 하루는 급등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극대화된 흐름을 보였지만, 결국 5000선을 지켜냈다. 증권가는 최근의 급등락을 추세 전환이 아닌 상승 국면 내 일시적 조정으로 해석하며, 이번주 역시 변동성은 이어지되 중장기 상승 흐름은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극단적인 변동성을 연출했다. 지난 2일 장중 5000선을 하회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이튿날인 3일에는 장 초반 급반등하며 매수 사이드카가 울렸다. 그러나 6일 오전 개장 직후 다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변동성 장세가 이어졌다. 다만 지수는 낙폭을 줄이며 5000선을 사수한 채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일 코스피는 74.43포인트(1.44%) 내린 5089.14에 마감했다. 이날도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5~6%대 급등하며 4% 강세다.

    코스피 5000 돌파 속에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가 급증하며 빚투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반대매매 우려가 있다.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증시 변동성 확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로 4900~5400선을 제시했다. 증시 상승 요인으로 기업 실적 모멘텀과 3차 상법개정안 통과 기대감을 꼽았다. 반면 인공지능(AI) 수익성과 실적 논란, 단기 차익 실현 압력은 하락 요인으로 지목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이는 주가 강세로 시장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구조적인 성장성이 훼손됐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고점 대비 5% 안팎의 조정은 강세장에서는 일반적인 만큼, 주가 상승 추세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도 견조해 우리 증시에 대한 ‘매수’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설 연휴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이번주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지수의 중기 상승 추세가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업종별 순환매 전략을 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전개되는 급등락은 단기 매물 소화와 과열 해소 과정”이라며 “실적 개선 기여도가 높은 반도체를 비롯한 주도주 비중을 확대할 기회”라고 진단했다. 다만 추격 매수보다는 단기 변동성을 활용한 분할 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변동성 구간에서 에너지,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미디어·교육, 바이오, 철강 등 실적 대비 저평가된 업종 중심의 순환매 대응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대기하고 있다. 연방정부 단기 셧다운으로 지연됐던 1월 고용지표는 11일(현지시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3일(현지시간) 발표된다. 나 연구원은 “고용 지표는 계절적 요인으로 부진할 수 있지만, 1월 CPI는 전년 대비 2.5% 수준으로 전망돼 전달 2.7%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안정과 고용 정상화가 병행되는 국면에서는 미국 소비재를 중심으로 상대적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춘제 연휴를 앞두고 호텔·카지노·화장품 업종도 주목 대상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한한령 이후 약 9년 만에 중국인의 방한 규모가 방일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중장기 지수 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은 여전히 강세 쪽에 쏠려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5500포인트에서 73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증시는 기업이익 증가와 멀티플 확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이며, 아직 의미 있는 지수 정점 신호는 포착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상향은 AI 하드웨어 수요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있으며,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 거버넌스 개선이 멀티플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 자산시장에 대한 신뢰 유지와 채권시장 안정도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은 특히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성장주의 PER이 19.5배에서 27.2배로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7.8배에서 11배 수준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내년 기준 코스피 순이익에 PER 12.3배를 적용하면 7000선을 웃도는 지수 레벨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도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5300포인트에서 5800포인트로 상향했다. 반도체 이익 전망 급증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레벨업을 반영한 결과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조정과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공존한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필두로 한 증익 사이클과 유동성 여건 등 기존 상승 모멘텀은 훼손되지 않았다”면서도 “연초 20%대 급등에 따른 부담이 누적된 가운데 글로벌 자산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환경에서 단기 변동성 국면을 소화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