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압박 없는 부담 없는 체험·정찰제는 호평어드바이저 전문성 부족은 단점 … 직접 찾아봐야벤츠코리아, 4월 전격 도입 … 대중화 성공 가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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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 스토어 입구 전경.ⓒ김수한기자
평일 오후, 서울 시내에 있는 테슬라 스토어. 매장에 들어섰지만, 다가오는 영업사원은 없었다. 대신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전시된 차량의 문을 열고 타보거나, 디스플레이를 이리저리 터치하고 있었다. 매장 한쪽에 머무는 '테슬라 어드바이저'들은 고객이 먼저 질문을 던지기 전까지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일반적인 신차 판매장에서 흔히 겪는 밀착 응대나 실적 압박에서 비롯된 묘한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100% 온라인 직접 판매가 가져온 풍경이다. 올해 완성차 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온라인 직판제' 전환이다. 자동차 유통 구조가 딜러망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국내외 브랜드들이 앞다퉈 온라인 판매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그렇다면 100% 온라인 직판제는 소비자에게 완벽한 해답일까. 국내에서 전면 온라인 직판제를 시행 중인 테슬라 스토어를 직접 찾아봤다.테슬라 매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것은 일반적인 신차 판매장에서 흔히 겪는 영업사원의 밀착 응대나 실적 압박에서 비롯된 묘한 긴장감이 없다는 것이다. 매장에는 차량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딜러 대신 차량 이용을 돕는 '테슬라 어드바이저'가 있었다.전시차 주변은 IT 기기 체험장 같았다. 2030 세대로 보이는 방문객은 직원 눈치를 보지 않고 시트에 앉아 편하게 차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블랙박스, 썬팅 등 이른바 딜러 서비스를 얼마나 더 받아낼 수 있는지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정찰제로 운영되다 보니 발품을 팔아 가격 흥정을 해야 하는 피로감이 원천 차단된 것이다. 이는 특히 흥정 스트레스를 기피하는 젊은 세대에게 높은 신뢰감으로 작용하고 있었다.하지만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테슬라식 직판제의 치명적인 맹점도 뚜렷하게 보였다. 어드바이저에게 겨울철 실주행 거리와 충전 효율에 대해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수준의 원론적인 설명에 그쳤다.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없는 어드바이저 체제이다 보니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차량 조언을 받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
- ▲ 테슬라 스토어 현장 사진.ⓒ김수한기자
실제 테슬라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나 매장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소비자는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오히려 스펙을 꿰고 있어서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지는데, 직원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차량 전문가라기보다는 시승 차 예약을 도와주는 안내 도우미 같았다"고 지적했다.충성도가 높은 테슬라 브랜드 특성상 고객들이 스스로 제원 및 사양을 공부해 구매를 결정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지만, 이는 곧 일반 대중 고객에게는 진입 장벽이 된다는 의미다.특히 딜러의 상세한 설명과 풀케어 서비스가 익숙한 50대 이상 주요 신차 고객층에게 100% 온라인 직판은 불친절한 시스템이라는 이미지도 있다. 기존 완성차 업계가 직판제를 섣불리 전면 도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이러한 가운데 완성차 업계는 테슬라의 단점을 보완한 형태의 직판제를 꾀하고 있다.벤츠 코리아는 오는 4월 100% 본사 통제 직판제인 RoF를 전격 도입한다. 벤츠의 전략은 100% 정찰제를 통해 딜러를 통한 소비자 피로도를 없애는 동시에, 기존 딜러사들을 파트너사로 전환해 일정액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존 딜러망이 갖춘 수준 높은 차량 설명과 시승 경험, 촘촘한 사후 관리 등 서비스 전문성은 그대로 쥐고 가겠다는 하이브리드 전략이다.직판제 도입을 타진하는 BMW는 물론, 과거 노조의 반대 등으로 온라인 판매가 좌절됐던 현대차 역시 최근 경형 SUV 캐스퍼를 통해 온라인 판매의 성공 가능성을 엿본 이후 온라인 직판제 전환 추세 속에서 도입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딜러 시스템이 주던 피로감은 줄이면서도, 수천만원에 달하는 차량 구매 경험의 전문성과 서비스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인지가 제도를 도입하려는 완성차 업계의 최대 과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