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늘었는데 수익은 줄었다 … 대형 부품사까지 '흔들' 중소업체 최대 57% … 취약한 생태계 구조에 붕괴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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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차 실적은 매년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지만 산업의 저변인 부품 생태계의 존속 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관세 리스크와 전동화 전환, 원가 압박이 겹치며 부품 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산업 기반의 공동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자동차부품 상장사(100곳)의 작년 1∼3분기 매출은 74조77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6% 감소한 2조81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기업 수도 작년 14곳에서 올해 16곳으로 증가했다. 

    한국 자동차 부품 생태계가 역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자동차 부품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1296개 중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인 자동차 부품기업 비중은 36.6%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부품사 3곳 중 1곳이 1년 동안 벌어 이자 조차 내지 못하는 셈이다. 

    중소·중견 기업 비중이 44~57%에 달하는 생태계 구조상 금리, 원자재 가격, 환율 변동 등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 여력도 크지 않다. 
  •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를 찾은 참관객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를 찾은 참관객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전동화 시대, 소프트웨어 웃을때 하드웨어는 '통곡'

    전동화 전환은 이러한 한국 자동차 부품 생태계의 취약지점을 파고들고 있다. 엔진·변속기·배기계 등 내연기관 중심 부품 수요는 축소되고 완성차는 고부가 전동화 모델과 소프트웨어 내재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제어 부품은 기능 범위와 시스템 가치가 가격을 지탱해 상대적으로 마진을 방어할 여지가 있는 반면 하드웨어 부품은 원가 항목이 세세하게 드러나 단가 인하 압박에 직접 노출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하드웨어 중심의 주요 상장 부품사인 대원강업, 평화산업, 삼기, 서연이화 등 의 영업이익률은 2~5%대에 머물렀다. 전동화 투자 부담과 원가 및 비용 압박이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부품사는 매출 감소와 투자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국면에 놓인 셈이다. 매출 규모가 큰 상장사조차 어려움을 겪는 상황 속에서 하청 업체들의 경영 여건은 더욱 열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업체는 체질 전환 이전에 버틸 여력부터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서는 완성차의 구매 관행이 부품사의 수익성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는 볼 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경북지역의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바스켓 구매’ 방식으로 고마진 품목과 저마진, 적자 품목을 묶어 발주하다 보니, 일부 수익성 있는 품목을 개발해서 수주해도 이익률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뉴시스
    ▲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뉴시스
    ◇현지화는 언감생심 … 연쇄 붕괴 우려

    여기에 글로벌 통상정책의 불확실성과 현지화 압박까지 더해지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완성차의 현지 생산 확대와 현지 조달 비중 상향 기조는 국내 부품 물량 축소 압박으로 직결되고 있다.이 과정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부품 공급망의 기반이 점차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HL만도 등 글로벌 생산 체계를 갖춘 대형 1차 협력사들은 북미 현지 물량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1차 협력사가 북미로 생산을 옮기면 2·3차 협력사는 더 취약해진다. 1차 협력사는 완성차와 직접 계약을 맺고 물량을 이전할 수 있지만, 티어2·티어3 업체는 기존 거래선이 이동할 경우 납품망에서 자연스럽게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 “미국 생산은 언감생심”이라며 “1차 협력사들조차 비자나 인력 문제로 현지 대응에 애를 먹는 것으로 아는데, 2·3차 협력사는 결국 거래선 교체나 납품 이탈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부품 업계 불황은 오래된 얘기지만 근 몇 년 들어서는 체감 강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중국 자동차 부품사들까지 가격 경쟁을 앞세워 들어오려고 하고 있다보니 생존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부품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산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