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공격 4 ~ 5주 지속 선언 … 유가 상승 불가피러-우 전쟁 당시 125달러까지 치솟아 … 역대급 호황 누려이란 원유 받는 중국 정유사 원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수도
  • ▲ 사진은 지난 2012년 1월 19일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 인근 호르무즈 해협 남쪽 해상에서 어부들이 유조선들 앞에서 작업하는 모습.ⓒAP/뉴시스
    ▲ 사진은 지난 2012년 1월 19일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 인근 호르무즈 해협 남쪽 해상에서 어부들이 유조선들 앞에서 작업하는 모습.ⓒAP/뉴시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로 급등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로 공급망 불안 등을 우려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정제마진 급등에 따른 호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유가가 120달러대까지 치솟으며 정제마진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 국내 정유사들이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린 바 있다.

    업계는 현재 위기 단계라기보다는 상황을 주시하며, 각 사별로 사업 영향과 수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업계 타격은 불가피하다. 

    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처음 작전 기간을 4~5주 정도로 예상했지만, 상황에 따라 그보다 훨씬 더 길게 이어갈 충분한 역량도 갖추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단기적으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IRGC)는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에 대해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며 공격을 예고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에 있는 국내 정유사 관련 석유 운송 선박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에너지 컨설팅사 우드 매켄지는 "유조선 통행이 빠르게 재개되지 않는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또 "이란이 미국과 협력하더라도 수출 흐름이 정상화되기까지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디언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공급 차질 우려로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를 넘었던 사례도 언급했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실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내 정유업계 정제마진은 13.87달러까지 치솟았다.

    2022년 상반기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의 합산 영업이익은 12조32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반대로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평가손실이 커진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단기적으로 정제마진이 다시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한다. 현재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4분기 평균 배럴당 7.33달러에서 지난달 5.50달러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이어지더라도 정부와 민간을 합한 국내 석유 비축 물량은 약 200일분 수준으로 단기 수급 불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 차질이 겹칠 경우 정제마진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가 상승 수혜주인 정유사 관련주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에쓰오일은 전 거래일 대비 24.36% 올랐고, SK이노베이션은 7.99%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GS 역시10.19%로 상승했다. 

    다만 충돌이 장기화되거나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정유 업계 타격은 불가피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원유 수입 비중은 사우디아라비아 34.4%, 미국 16.3%, 이라크 11.3%, UAE 11.2%, 쿠웨이트 8.7%, 카타르 4.0% 순이었다.

    정유사들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회경로 운송 및 비축유 활용 등 방안을 통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량 구매 확대나 대체 원유 도입 창구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중국 정유사의 원가 경쟁력 약화로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 원유 수출의 80% 이상이 중국으로 향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대부분이 중국으로 수출돼 온 만큼, 중국 정유사들의 원가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상대적으로 아시아 다른 정유사들에게는 수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