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중동 7개국 여행경보 3단계 상향 여행사 중동·경유 상품 전액 환불 … 사실상 상품 운영 중단귀국 지연 고객 체류비 지원까지 … 여행업계 위기 대응 확대
  • ▲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며 중동 정세가 악화하는 가운데 5일 중동을 방문했던 여행객 및 기타 이용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연합뉴스
    ▲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며 중동 정세가 악화하는 가운데 5일 중동을 방문했던 여행객 및 기타 이용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연합뉴스
    중동 정세 악화로 한국 정부가 여행경보를 ‘철수 권고’ 단계로 상향하면서 국내 여행업계의 중동 여행 상품 운영이 사실상 중단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여행사들은 전액 환불과 귀국 지원 등 긴급 대응에 나섰지만, 경보가 장기화될 경우 중동 노선 여행 상품 판매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외교부는 중동지역 정세가 지속적으로 악화됨에 따라 한국시간 8일 오후 7시를 기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전역과 사우디아라비아 일부 지역, 요르단 일부 지역에 대해 기존 특별여행주의보를 3단계 여행경보(철수 권고)로 상향 발령했다.

    외교부는 “해당 지역 방문을 계획한 국민은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현지 체류 국민도 긴요한 용무가 아니라면 철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여행업계에서는 통상 여행경보가 3단계로 상향되면 패키지 상품 판매나 운영이 사실상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주요 여행사들도 관련 상품 취소와 환불 조치에 나섰다.

    하나투어는 3월 출발 예정인 중동행 여행상품에 대해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두바이 경유 상품 역시 고객 요청 시 전액 환불을 진행하며, 취소를 원치 않는 경우 대체 항공편을 찾아 안내할 방침이다.

    모두투어도 두바이·아부다비·카타르 등 중동 지역 목적지 상품뿐 아니라 중동을 경유하는 여행상품까지 고객 요청 시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노랑풍선과 여기어때투어 역시 3월 출발 예정 중동행 또는 경유 상품의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교원투어와 참좋은여행도 3월 출발 두바이행 상품 등에 대해 위약금 없이 환불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는 통상적인 여행상품 취소 규정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대응으로 평가된다.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외교부 여행경보가 3단계 이상이 아닐 경우 소비자가 단순 불안 등을 이유로 여행 계약을 해제하면 위약금을 부담할 수 있다.

    여행사들이 환불 정책을 완화한 데에는 항공사들의 취소 수수료 면제 조치가 영향을 미쳤다. 패키지 여행 취소 비용의 상당 부분이 항공권 취소 수수료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 ▲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람코 등 정유 시설이 위치한 라스 타누라 지역, 샤이바 유전지대 반경 20㎞, 프린스술탄 공군기지 반경 20㎞가 특별여행주의보에서 3단계 여행경보 지역으로 변경됐다. ⓒ뉴시스
    ▲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람코 등 정유 시설이 위치한 라스 타누라 지역, 샤이바 유전지대 반경 20㎞, 프린스술탄 공군기지 반경 20㎞가 특별여행주의보에서 3단계 여행경보 지역으로 변경됐다. ⓒ뉴시스
    여행사들은 또 중동 공역 불안으로 귀국이 지연된 고객에 대한 지원에도 나섰다. 

    하나투어는 두바이 체류 고객 150여명에게 추가로 발생한 숙박비와 식비, 항공권(이코노미 기준)을 지원했다.

    놀유니버스는 귀국 일정이 지연된 패키지 상품 이용 고객에게 숙박과 식사 등 체류 비용과 귀국 항공료를 포함한 추가 비용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중동 체류 고객들의 귀국 및 체류 비용을 전액 부담한 것은 놀유니버스가 처음이다.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중동 지역 정세로 현지 체류가 불가피해진 고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체류 비용 전액 지원을 결정했다"며 "플랫폼을 믿고 여행을 맡겨준 고객들에 대한 당연한 책임이자, 국내 여행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위기 상황에서도 고객 보호에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교원투어 역시 현지 체류 고객에게 체류 비용을 지원했다. 참좋은여행도 귀국이 지연된 고객에게 추가 숙박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중동 지역 정세가 단기간에 안정되기 어려울 경우 여행사들의 중동 노선 상품 판매 중단과 환불 조치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한 항공편 운항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고객 보호를 위한 지원 조치도 추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