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서 박재현 대표 비롯 임기만료 이사진 5명 연임 여부 등 논의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회장 간 성비위 임원 비호 ·경영간섭 등 갈등 확산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대표,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꼽혀
  • ▲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간 갈등이 확산된 가운데 박 대표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너 일가와 대주주가 이사회 재편을 두고 조율에 나서면서 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박재현 대표 연임 여부와 차기 이사진 구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 확정된 안건은 이달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된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원 10명 중 박재현 대표를 비롯해 박명희 이사, 김태윤 감사위원장, 윤영각 감사위원, 윤도흠 사외이사의 임기가 이달 만료된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일부 이사 교체와 함께 차기 이사진 구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대표 후보로는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황 대표는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을 거쳐 글로벌 자산운용사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했으며 이후 종근당홀딩스 대표로 재직한 바 있다. 바이오 산업과 자본시장을 모두 경험한 인물로 대주주와 경영진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회사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개인 지분 7.72%와 한양정밀 지분 0.9%를 합쳐 총 8.67%의 한미약품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 역시 신 회장으로 개인과 회사 지분을 합쳐 29.83%를 확보하고 있어 그룹 경영 전반에 대한 영향력이 큰 상황이다.

    한미약품 오너 일가는 2024년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과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으로 나뉘어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이후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신동국 회장이 모녀 측과 손잡으면서 분쟁은 일단락됐고 이들은 킬링턴유한회사(라데팡스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와 함께 이른바 4자 연합을 형성했다.

    당시 체결된 주주 간 계약에는 지분 매각 시 사전 협의와 우선매수권을 보장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600억원의 위약벌을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신 회장이 지난해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한미약품 지분을 담보로 총 59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면서 4자 연합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모녀 측은 이에 반발해 신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자택과 일부 지분을 가압류한 상태다.

    최근에는 박재현 대표와 신 회장 간 갈등도 표면화됐다. 사내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박 대표가 가해자인 고위 임원에 대한 징계를 추진했지만 신 회장이 이를 제지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여기에 한미약품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 원료 변경 문제를 두고 신 회장이 경영에 개입했다는 논란까지 더해지며 갈등이 확대됐다.

    이와 관련해 송영숙 회장은 지난 4일 입장문을 통해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전문경영인의 역할과 권한을 존중하고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원칙"이라며 "대주주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방향을 제시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송 회장이 사실상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조하며 박 대표를 옹호한 메시지를 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지분 구조와 이사회 구성 등을 감안할 때 박재현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대주주들은 최근 한미약품 이사회 재편과 차기 경영진 구성을 두고 물밑 조율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대주주 간 갈등을 정리하고 그룹 경영 체제를 안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존 경영진의 연임 여부를 둘러싼 논란 대신 새로운 인사를 통해 조직 분위기를 정비하고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사 논의는 한미그룹의 지배구조를 재정비하려는 성격도 있다는 평가다. 대주주 간 갈등으로 불거졌던 경영 불확실성을 줄이고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강화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번 이사회를 통해 경영진 교체가 현실화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