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 스풀 제작 전 과정 로봇·AI 자동화연간 10만개 생산 … 품질·안전·공기 동시 개선스마트조선소 3X 전략 현장 적용 첫 사례
  • ▲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조선업계 최초로 배관 스풀(Spool) 제작 공정을 자동화한 로봇 기반 생산시설을 가동하며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속도를 낸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생산 현장에 본격 적용해 생산 효율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은 16일 경남 함안 칠서일반산업단지에서 배관 스풀 자동화 공장인 ‘파이프 로보팹(PIPE ROBOFAB)’ 준공식을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와 선주사, 업계 관계자 등 약 70명이 참석했다.

    조선소에서 배관은 선박의 연료·가스·냉각수 등을 운반하는 ‘혈관’ 역할을 하는 핵심 설비다. 배관 제작은 설계 도면에 따라 엘보(Elbow), 티(Tee), 플랜지(Flange) 등을 용접해 하나의 단위 구조물인 스풀로 조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상당 부분이 숙련 인력 중심의 수작업에 의존해 왔다.

    삼성중공업이 구축한 파이프 로보팹은 배관 설계부터 자동 물류, 고정밀 가공·계측, 정렬, 용접에 이르는 전 공정을 하나의 스마트 시스템으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비전 AI 기술을 접목해 작업 위치 인식과 품질 검증을 자동화함으로써 로봇 중심의 생산 체계를 구현했다.

    연면적 약 6500㎡ 규모의 이 공장은 연간 약 10만 개의 배관 스풀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기존 인력 중심 공정 대비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품질 균일성을 높이는 동시에 작업 안전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설 가동을 조선소 자동화 흐름의 상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조선 시장이 친환경 선박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중심으로 고도화되면서 배관 설비 역시 복잡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숙련 용접 인력 부족 문제까지 겹치면서 생산 공정의 자동화 필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배관 공정은 선박 건조 과정에서 작업량이 많고 품질 관리가 까다로운 분야”라며 “로봇과 AI를 활용한 자동화가 본격 확산되면 생산성뿐 아니라 납기 경쟁력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역시 스마트 조선소 전환 과정에서 협력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최원영 삼성중공업 노사협의회 위원장은 “AI와 자동화는 산업 전반에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조선 물량 확대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현장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안전한 작업 환경을 위해 노사가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시설을 스마트 조선소 전환 전략의 핵심 성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구축한 ‘엔지니어링 데이터 허브(S-EDH)’를 기반으로 설계·구매·생산 데이터를 통합하는 디지털 전환(DX)을 추진 중이다. 이를 인공지능 전환(AX)과 로봇 전환(RX)까지 결합한 ‘3X 전략’으로 발전시켜 생산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는 “파이프 로보팹은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숙련 용접 기술과 AI·로봇 기술을 융합해 배관 스풀 공정을 혁신한 생산 현장”이라며 “조선 산업의 제조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