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아메리카스 이사회 구성·선임권 방송 3사에 넘겨웨이브, 지배력 상실에 따라 美 법인, 종속회사 제외 예정합병 지연 속 적자 지속 … 글로벌 OTT 플랫폼도 내어줘
  • 토종 OTT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이하 웨이브)가 미국 사업에서 손을 뗀다. 웨이브의 미국 자회사인 ‘웨이브아메리카스(wavve Americas, Inc.)’의 경영권을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에 넘기기로 한 것. 

    이에 따라 웨이브는 모든 자회사를 잃게 될 전망이다.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티빙과 합병 지연 장기화에 수족까지 잘라내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웨이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월 SK스퀘어 미국법인, KBS, MBC, SBS 등 방송3사와 자회사 웨이브아메리카스에 대한 주주간계약 부속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합의서에는 기존 웨이브가 웨이브아메리카스에 보유했던 과반수 이상의 이사회 구성 권한을 방송3사로 넘긴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웨이브아메리카스의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 웨이브가 사실상 경영권을 넘긴 셈이다.

    이에 따라 웨이브는 웨이브아메리카스에 대한 사실상 지배력을 상실하게 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웨이브아메리카스의 지배력 상실로 인해 올해 연결대상 종속기업에서 웨이브아메리카스를 제외할 예정”이라며 “지배력 상실로 인해 웨이브가 보유한 웨이브아메리카스의 잔여 지분은 지배력 상실 시점의 공정가치로 재측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 자회사였던 스튜디오웨이브가 2024년 청산된 것에 이어 웨이브아메리카스도 종속법인에서 제외되면, 웨이브의 자회사는 모두 사라지게 된다. 물론 이것이 웨이브가 보유한 웨이브아메리카스의 지분 매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웨이브 관계자는 “웨이브아메리카스의 대주주 지위와 전략적 파트너십에는 변함이 없다”며 “글로벌 사업 시너지 강화를 위한 협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이브 입장에서는 웨이브아메리카스의 최대주주임에도 다른 주주들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셈이다. 웨이브가 이같은 판단을 한 것은 방송3사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웨이브아메리카스는 201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국 대표 방송사인 KBS, MBC, SBS 3사가 합작 설립한 코리아콘텐츠플랫폼(KCP)을 전신으로 두고 있다. 2022년 웨이브가 40% 지분을 투자하면서 웨이브아메리카스로 사명을 바꿨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그 이후 웨이브-티빙의 합병이 본격화되면서다. 웨이브아메리카스는 웨이브와 별개의 공중파 OTT 서비스인 ‘코코와(KOCOWA)’를 서비스 중인데, 최근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미주 대륙 외에도 유럽 등 70여개 국가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하는 상황에 굳이 국내 서비스인 티빙과 합병으로 얻을 시너지가 거의 없었던 셈이다. 이번 웨이브아메리카스의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도 방송3사의 강한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결과적으로 웨이브가 경영권을 넘기면서 웨이브아메리카스는 웨이브-티빙 합병과 별개로 독자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웨이브다. 티빙의 주요 주주인 KT의 반대로 합병 지연이 장기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신규 투자는 고사하고 적자만 누적되고 있다. 웨이브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122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을 절반가량 줄였지만 같은 기간 매출도 267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9.2% 감소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줄이는 만큼 적자 폭은 줄었지만 매출도 감소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여기에 미국 계열사의 경영권마저 다른 주주들에게 내주면서 사업 전망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웨이브 관계자는 “이번 조정은 해외 사업 추진에 맞춰 거버넌스와 주주 간 역할 체계를 재정비한 것이며, 향후 웨이브아메리카스의 글로벌 전략 방향성은 새로운 거버넌스 하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