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새 기업대출 35% 감소 … 비중도 10%p 이상 하락취약기업 자금 위축 속 … 중견 허용에 '우량 차주 쏠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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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중앙회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의 기업대출이 최근 4년간 30~4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이 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공급해온 점을 고려하면, 정작 자금이 가장 필요한 현장으로의 공급이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향후 중견기업 대출까지 허용되면서 상대적으로 우량 차주 중심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투·웰컴·애큐온) 통일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자금대출금 총계는 16조509억원으로 2022년 대비 35.6% 감소했다.

    각 사별로 보면 SBI저축은행은 7조745억원에서 4조763억원으로 40% 넘게 감소했고 OK저축은행도 6조4915억원에서 4조3840억원으로 30% 이상 줄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5조1051억원에서 3조9207억원으로 약 23% 감소했으며, 웰컴저축은행 역시 2조8587억원에서 1조7486억원으로 40%에 가까운 감소폭을 보였다. 애큐온저축은행도 3조4135억원에서 1조9213억원으로 40% 넘게 줄어들며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가계자금대출은 17조5606억원에서 17조5764억원으로 사실상 제자리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가계대출이 오히려 늘며 기업대출 감소분을 일정 부분 메우는 모습도 나타났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조8444억원에서 2조2100억원으로 약 20% 증가했고, 웰컴저축은행도 소폭 늘었다.

    업계에서는 PF 부실 여파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면서 저축은행들이 기업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용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PF 비중이 높은 업권 특성상 관련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기업대출 축소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전체 대출금액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실제로 상위 5개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2022년 평균 약 56.9% 수준에서 2025년 약 45.1%로 10%포인트(p) 이상 하락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통해 영업구역 내 의무여신비율 산정 시 중견기업 대출을 포함하기로 했다. 다만 중견기업까지 범위가 확대될 경우 기업대출 규모 자체는 늘어날 수 있지만, 저축은행이 보다 안전한 차주로 쏠리면서 정작 자금이 절실한 중소·취약기업은 더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견기업 대출은 비교적 신용도가 안정적인 차주 비중이 높아 연체율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구조로 평가된다. 대출 규모가 크고 거래 기간이 길어 안정적인 이자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대출 수요는 항상 있지만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규제 완화 여부와 관계없이 상환 능력이 확인된 차주에 한해 대출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