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동선 맞춘 ‘5개의 쉼표’ 콘셉트 공간 구성김부각 밀크쉐이크·검은깨 라떼 등 한국형 메뉴 개발특화 매장 수익성보다 브랜드 경험 확대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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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중앙박물관 3층에 위치한 사유공간 찻집 입구ⓒ조현우 기자
“쑥떡 와플은 어떤 메뉴예요?”“김부각은 토핑으로만 올라가나요?”주문대 앞에서 메뉴를 묻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직원들은 쉴 새 없이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든다. 진동벨이 울릴 때마다 손이 동시에 움직이고, 막 나온 음료는 빠르게 사라져간다.지난 4월 7일 찾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3층 ‘사유공간 찻집’ 내부. 전시를 마치고 내려온 관람객들이 쉬어갈 곳을 찾아 자연스럽게 카페로 몰려든다. 이디야커피가 이달 문을 연 ‘5개의 쉼표’ 공간들이다. -
- ▲ 내부에 국립중앙박물관을 표현한 인테리어가 있었지만 과하지 않아 쉴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조현우 기자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야외카페점을 먼저 오픈한 데 이어 으뜸홀카페점·사유공간찻집점·용카페점 등 3개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 버금홀카페는 추가 공사가 진행 중으로 4월 중순 오픈 예정이다.사유공간 찻집은 이미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내부 56석과 외부 48석을 합쳐 총 104석 규모지만, 좌석은 빠르게 차고 비워지기를 반복한다. 자리가 나면 곧바로 다른 사람들이 앉는다. 매장 밖에는 작은 아이를 안은 부부가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주문대 앞에서 메뉴를 훑던 순간 낯선 조합에 시선이 멈춘다. 익숙한 메뉴들 사이로 김부각이 꽂힌 밀크쉐이크, 떡을 활용한 디저트 등 예상 밖의 메뉴들이 눈에 들어온다. -
- ▲ 사유공간 찻집 안쪽에서 바라본 전경. 자연광을 온전히 받을 수 있도록 한쪽 면을 창으로 꾸몄고, 테라스로 연결돼 밖에서 다과를 즐길 수도 있다.ⓒ조현우 기자
음료를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면 테이블 위 풍경도 다르다. 검은깨 크림이 올라간 라떼, 쫀득한 식감의 떡 디저트가 곳곳에 놓여 있다. 카페라기보다는 전시의 연장선에 놓인 공간에 가깝다.사유공간 찻집은 이름 그대로 머무르는 공간이다. 한쪽 벽면에는 반가사유상과 향로를 형상화한 인테리어가 이어지고, 곡선 형태의 구조와 자연광이 어우러지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 다만 좌석이 가득 차면서 공간은 조용하기보다는 낮은 소음이 계속 흐르는 상태에 가깝다. -
- ▲ 사유공간 찻집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내 매장에서 가장 많은 10여종의 특화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조현우 기자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메뉴다. 검은깨를 활용한 라떼는 고소한 향이 먼저 올라오고, 김부각 밀크쉐이크는 부드러운 단맛 사이로 짭짤한 식감이 뒤따른다. 떡을 활용한 디저트는 겉은 바삭하고 안은 쫀득하다. 익숙한 재료지만 형태와 조합에 변주를 줬다.3층에 위치한 사유공간 찻집에서 만난 50대 방문객 A씨는 “‘사유의 그린티’를 주문했다”면서 “박물관에 오니까 아무래도 이런 분위기 때문에 (주문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 ▲ (가운데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바닷길 김부각 밀크쉐이크, 사유의 릴렉싱티, 오색꿀떡, 아이스크림 팥 모나카ⓒ조현우 기자
이디야커피는 박물관이라는 공간에 맞춰 한국적인 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따로 개발했다. 특히 매장에 맞춰 ▲사유의 릴렉싱티 ▲사유의 그린티 ▲정담의 율무차 ▲절제의 문경 오미자티 ▲조화의 수정과 밀크티 등 차(茶)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이날 동행한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박물관이라는 공간에 맞춰 한국적인 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따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
- ▲ 2층에 위치한 으뜸홀카페는 3층과는 달리 좌석밀도가 높았다.ⓒ조현우 기자
3층에서 내려와 2층 ‘으뜸홀카페’로 이동하자 분위기가 또 달라진다. 총 82석 규모의 공간은 디저트 매장에 가까운 구성이다. 전시를 마친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좌석 회전이 빠르게 이뤄진다. 외부 공간을 가로질러야 매장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내부에 들어가자 왁자지껄한 목소리들이 한번에 터져나온다. 이미 만석이다.으뜸홀카페는 특히 외국인 방문객이 눈에 띈다. 이는 같은 층에 반가사유상이 있는 ‘사유의 방’을 비롯해 금동불, 불교미술 등 주요 전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시를 마치고 내려온 방문객들이 바로 이곳으로 흘러 들어오는 구조다. -
- ▲ 으뜸홀카페 내부 전경. 2층 특성상 외국인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조현우 기자
이곳에서 만난 독일인 B씨는 메뉴에 대해 묻자 잠시 머뭇거리더니 우리말로 “좋다”고 짧게 답했다. B씨의 테이블에는 커피와 허니브레드 아이스크림이 놓여있었다.으뜸홀카페는 사유공간 찻집과 달리 디저트 중심으로 구성됐다. 수라간 달미 파르페, 인절미 아이스크림 허니브레드 등 비교적 직관적인 메뉴들이 전면에 배치된다. 앉아 쉬기보다는 잠시 들렀다 가는 흐름이 더 강하다.‘5개의 쉼표’라는 콘셉트에 맞게 2층 으뜸홀카페에서 나오면 다시 전시 공간이 이어진다. 1층 관람을 마치고 2층에 올라와 휴식, 다시 3층까지 관람을 진행한 뒤 마지막 사유공간 찻집에서 관람을 마무리하는 흐름에 이디야커피가 자연스럽게 자리하는 형태다. -
- ▲ 외부 매장의 경우 BAR 형태로, 테이크 아웃 위주로 운영된다. 잠깐의 휴식을 즐기려는 고객들을 위한 약간의 테이블도 비치돼있다.ⓒ조현우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라는 공간에 맞춰 설계된 이 매장은 단순한 음료 판매 공간을 넘어, 전시 경험의 일부처럼 작동하고 있었다.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전시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공간별로 다른 콘셉트와 메뉴를 구성했다”며 “앞으로도 한국적 정서와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새로운 카페 경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