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1172조, 대출 차단에 주담대 934조 '멈춤'상호금융 주담대 중단 확산 … 새마을금고·농협·신협까지 차단보증금 1억·월세 100만원, 연 1200만원 고정지출 직격탄대출 경로 붕괴에 가계 주거비 '현금지출 시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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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전방위 대출 규제가 가계 자금 흐름을 뒤흔들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이어 전세대출·소액대출·상호금융, 대부업권까지 규제망이 확대되면서 사실상 '대출 출구'가 봉쇄됐다. 전세 대신 월세로 이동한 가계는 연 1200만원이 달하는 현금지출을 떠안으며 소비 여력까지 빠르게 위축될 전망이다.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에 대한 DSR 적용 확대와 소액대출 관리 강화,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등 추가 규제를 검토 중이다. 앞서 4월 1일 가계부채 증가율을 1.5% 이내로 제한하고, 다주택자 대출 만기연장 제한(총 4조 1000억원)과 사업자대출 점검 강화 등을 시행했다. 여기에 상호금융권까지 관리가 확대되며 대출 규제는 전방위로 강화되는 흐름이다.실제 수치로도 가계 자금 흐름 변화가 확인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은 1172조 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하던 흐름이 반등한 것이다. 다만 주담대는 934조 9000억원으로 전월과 동일해 사실상 증가가 멈춘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37조 1000억원으로 한 달 새 5000억원 늘었다.대출 구조가 주담대서 신용대출로 이동하는 동시에, 주거 형태도 전세서 월세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전세대출 규제가 확대될 경우 보증금 5억원, 금리 4% 기준 연 이자 부담은 약 2000만원 수준이지만, 대출 자체가 막히면 해당 금액을 감당할 수 없는 차주는 월세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문제는 월세 전환 시 현금지출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예컨대 보증금 1억원, 월세 100만원 수준으로 전환하면 연간 1200만원의 현금이 고정적으로 빠져나간다. 이는 전세대출 이자와 달리 선택이 아닌 '의무 지출'로 작용하며 가계 부담을 구조적으로 키운다.이 같은 변화는 가계 소비에도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주거비가 고정비로 전환되면 가처분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월세 비중이 빠르게 늘어날 경우 연간 수백만~1000만원 이상의 추가 현금지출이 누적되며 소비 위축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여기에 상호금융권까지 대출 문을 닫으면서 자금 조달 경로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비회원 대상 주담대 신규 취급을 중단할 예정이며, 이미 집단대출을 통한 중도금·잔금대출도 막아둔 상태다. 신협 역시 집단대출 신규 심사와 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을 중단했고, 농협도 일부 조합에 대해 비조합원 대출 제한에 나섰다.대부업권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당국이 대출 수요의 대부업 유입 가능성을 점검하면서 주택구입 목적 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은행에서 상호금융, 대부업으로 이어지던 대출 이동 경로가 단계적으로 차단되면서 가계는 더 이상 차입을 통한 대응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금융권에서는 대출 규제가 자금 흐름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의 '대출→전세→월세'로 이어지던 완충 구조가 사실상 붕괴되면서 가계가 주거비를 현금으로 직접 부담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한다.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출을 통해 주거비 부담을 분산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월세라는 고정지출이 직접 가계에 전가되는 구조"라며 "월세 전환이 가속화될 경우 고정지출 증가로 이어져 가계 소비 여력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