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양도세, 아시아 신흥국은 거래세 위주한국, 거래세·대주주 양도세 '이중 구조' 맹점대만처럼 증시 급락 가능성 … "큰손 이탈 시 변동성 폭증"금투세 도입→연기→폐지 반복에 정책 불확실성 확대결국 지방선거 후 증세 위한 '빌드업'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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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증권거래세·양도세 개편 언급으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해외 주요국과의 과세 방식 차이, 환율 변수, 자본 유출 우려가 맞물리면서 정책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투자자 이탈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체계적인 과세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동시에 제기된다.12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의 금융투자소득 과세 방식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선진국은 주식 양도소득에 과세하는 대신 증권거래세는 비과세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유지한다. 반면 대만·홍콩·싱가포르·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대신 증권거래세를 적용하는 구조다.한국은 이 두 체계가 혼합된 형태다. 주식 보유자를 대주주와 소액주주로 나눠 대주주(종목당 보유금액 50억원 초과) 거래분에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면서 동시에 증권거래세도 부과한다. 이른바 '이중 과세 구조'다.국가별로 세부 방식도 차이를 보인다. 미국은 포괄주의 과세 원칙에 따라 주식 등 자본자산의 손익을 총소득에 합산해 누진 과세를 적용한다. 다만 1년 이상 보유한 자산의 양도차익은 0%·15%·20%로 분리과세하고, 장·단기 손익 간 통산을 허용한다. 일본은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신고분리과세를 적용하면서 이자·배당·양도소득 세율을 일원화해 금융상품 간 중립성을 확보했다. 영국은 양도소득세를 별도로 분류해 10% 또는 20% 세율을 적용하고, 독일은 25% 단일세율 분리과세를 적용하되 종합과세가 유리한 경우 선택을 허용한다. -
- ▲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
문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처한 환경이다. 환율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선진국과 동일한 과세 체계를 단순 도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현재 1470원대 수준이며, 지난주에는 중동 전쟁 등 외부 변수 영향으로 152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이다. 기축통화인 엔화와 유로를 사용하는 일본·유럽과 달리, 한국은 자본이동이 환율 충격으로 직결되는 구조다.이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도입할 경우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자국 시장으로 자금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세제 혜택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실제 사례로 대만이 거론된다. 1989년 양도소득세 도입을 추진한 대만은 발표 이후 한 달 만에 TWSE지수가 8789포인트에서 5615포인트로 36% 급락했다. 같은 기간 일일 거래대금도 17억5000달러에서 3억7000달러로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결국 대만은 양도소득세 부과를 철회했다. 이후 2013년 다시 과세를 추진했지만 개인투자자 반발로 2016년 재차 철회됐다.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가 지금 미국처럼 공정한 시장도 아니고 주식시장 역사가 230년 된 것도 아니며 수십 년밖에 안 된 상황”이라며 “이제 막 중진국 단계로 올라서는 시점에서 선진국식 주식 양도세를 도입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시행 움직임이 있다면 이번에도 결사적으로 반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액 투자자들이) 미국으로 이탈하는 움직임이 나온다면, 개인 수급이 많은 국내 증시의 특성상 굉장히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면서 "멀쩡한 주식을 가지고 있어도 갑자기 급락하는 흐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투자심리적으로도 수급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양도세를 부과하고, 증권거래세를 줄이게 되면 기관투자자들의 ‘단타’(단기매매)를 유발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 ▲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
◆투자자 장단기 과세 분리 필요 … 정책 일관성도 요구잦은 정책변경으로 인한 투자자 혼란도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투자소득 과세 체계는 정치권 이견 속에서 수년간 도입과 유예, 폐지를 반복해왔다. 2020년 말 세법 개정으로 2023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는 시장 충격 우려와 부동산 자금 쏠림 가능성 등을 이유로 연기됐고, 결국 2025년 폐지됐다.이에 따라 증권거래세 정책도 흔들렸다. 당초 거래세율은 단계적으로 인하될 예정이었지만, 금투세 도입 연기와 폐지 과정에서 정책 방향이 바뀌었고, 2025년 세법개정안에는 거래세율을 0.05%p 인상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시행령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인상된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대주주 과세 기준 역시 일관되지 못했다. 과거에는 과세 대상 확대를 위해 기준을 완화하는 방향이었지만, 금투세 도입 논의 이후 정책이 뒤집혔다. 2024년 기준은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됐고, 2025년에는 다시 10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시장 충격 우려로 현행 50억원이 유지됐다.다만 자본소득 과세 체계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과세 공백과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고 대통령의 언급대로 거래세의 역진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일각에서는 자본이득에 대한 양도세를 언급한 이 대통령의 의중에는 지방선거 이후 증세를 위한 빌드업이 깔려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실제 국회 예산정책처는 금융투자소득세가 2025년부터 시행되면 2027년까지 3년간 세수가 4조328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세수는 1조3443억원이다. 지난해 금투세가 폐지되면서 4조원가량의 세수가 줄었다는 것이다.현재 증권가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코스피 7000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금투세나 양도세 도입으로 인한 세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증권업계 관계자는 "장기투자를 유도하고 금융시장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처럼 단기 차익은 종합과세, 장기 보유 이익은 분리과세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며 "주식 양도차익 과세 시에는 배당소득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세율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ISA, IRP, 연금저축 등 장기 투자 상품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