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전 입법에 절차 정당성 문제 제기 "공청회 등 '내실 있는 공론화' 선행돼야"
  • ▲ 농협중앙회 본관 전경.ⓒ농협중앙회
    ▲ 농협중앙회 본관 전경.ⓒ농협중앙회
    전국 농·축협 조합장 10명 중 9명은 정부의 농협법 개장안을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개혁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개정안이 현장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면서 농협의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6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중앙회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농축협 조합장 11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71명 중 90% 이상이 지난 3월 11일과 4월 1일에 각각 발의된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설문에 참여한 조합장들은 주요 쟁점인 ▲농림축산식품부 직접 감독권 확대(96.8%) ▲농협 감사위원회 외부 독립기구 설치(96.4%) ▲중앙회장 전 조합원 직선제 도입(96.1%) 등에 대해 압도적인 반대 입장을 보였다. 현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제도 개편이 아닌 자율성 침해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농식품부 감독권 확대와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별도 특수법인 형태인 '농협 감사위원회'를 신설하고 정부의 지도·감독 범위를 지주와 자회사까지 확대하는 한편 2028년까지 중앙회장 선거를 187만명의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당정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농협 내부에서는 "기간 산업인 농업을 지탱하는 농협 조직이 관료주의적 감독과 규제에 묶여 본연의 전문성과 유연성을 잃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또 개정안 시행 시 농협이 연간 수백억 원 규모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이는 농업인 지원 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장에선 '속도전식 입법' 보다 공청회 등 '내실 있는 공론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자율적 혁신을 지원하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설문 결과는 개정안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방향으로 전면적인 재검토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공청회 등 현장과 충분한 소통을 거친 합리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국 618개 품목협의회 대표들로 구성된 품목별전국협의회 회장단도 농협법 개정안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들은 "현재 추진 중인 농협법 개정안 시행 시 협동조합의 자율성 침해, 외부 감사위원회 운영 등 비용 증가,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으로 농협의 정치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해 결국 농업인 핗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농협 조합장들은 오는 21일 개정안 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연다는 걔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