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71평 8층 규모 … 테스트 중심서 종합 후공정 기지로 발돋움WP라인 후공정·패키징 라인 구축 … 기존 테스트 거점 대전환천안 포화 넘는 생산축 재편 … 수율·납기·고객 대응력 확보
-
- ▲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삼성전자
삼성전자가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의 승부처를 후공정에서 다시 짜고 있다. 충남 온양사업장에 최대 8층, 8870평 규모의 반도체 팹을 새로 짓고, 후공정 라인과 패키징 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이 구체화하면서다. 기존 테스트 중심이던 온양을 HBM 대응용 종합 후공정 기지로 끌어올려 수율과 납기, 고객 대응력을 한 번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온양사업장 내 신규 부지에 반도체 후공정 전용 팹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해당 건물은 최소 4층에서 최대 8층 높이로 계획됐으며, 내부에는 WP라인을 중심으로 한 후공정 라인과 패키징 라인이 들어설 계획이다. 온양 내 HBM 후공정 기능 확대 논의가 단순 검토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설비 구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규모부터 달라졌다 … 온양, 단순 보완 아닌 후공정 거점이번 투자에서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규모다. 8870평은 약2만9326㎡로, 전용84㎡ 아파트 약349채를 한꺼번에 놓은 수준이다. 국제 규격 축구장 기준으로는 약4개를 웃도는 면적이다. 일부 라인 보강이나 보완동 증설 수준이 아니라 HBM 대응을 위한 독립 후공정 생산축을 새로 세우는 투자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HBM 시장에서는 전공정 못지않게 패키징, 테스트, 물류, 품질 대응 등 후공정 운영 역량이 공급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시각이 강하다. 대형 후공정 거점 확보 자체가 단순 증설이 아니라 시장 대응력과 고객 신뢰를 좌우하는 전략적 투자로 읽히는 배경이다.온양은 그동안 테스트와 일반 패키징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사업장으로 평가돼 왔다. 반면 첨단 패키징 대응의 중심축은 천안이 맡아왔다. 이번 투자가 현실화하면 온양은 단순 테스트 거점을 넘어 HBM 대응형 패키징까지 수행하는 핵심 후공정 기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테스트와 패키징을 한곳에 묶는다이번 팹의 핵심은 공정 구성이다. 삼성전자는 WP라인을 중심으로 한 후공정 라인과 패키징(PKG) 라인을 함께 구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WP라인은 웨이퍼 상태에서 칩의 전기적 특성과 불량 여부를 확인하는 등의 테스트 공정이고, pkg는 이를 적층·패키징해 최종 제품으로 완성하는 단계다.두 기능을 한 공간에 집적하면 테스트 결과를 패키징에 곧바로 반영할 수 있어 생산 효율과 품질 대응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HBM처럼 적층 구조와 열 제어, 패키징 정밀도가 성능과 수율을 좌우하는 제품일수록 이런 일체형 운영 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결국 이번 투자는 단순히 설비 숫자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테스트와 패키징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후공정 전반의 운영 효율을 높이려는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HBM 시장이 이제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패키징하고 제때 공급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
- ▲ ⓒ삼성전자
◇천안은 포화, 온양은 확장 … HBM 후공정 축 이동 본격화삼성전자가 온양 확장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는 천안의 물리적 한계도 깔려 있다. 업계에서는 천안사업장이 이미 공간 여력이 크지 않고, 기존 설비를 걷어내고 새 장비를 넣는 리트로핏 부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HBM 수요를 안정적으로 받치려면 결국 별도 공간 확보가 필요하고, 그 대안으로 온양 확대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로 떠올랐다는 것이다.이번 투자가 현실화하면 삼성 후공정 운영의 무게중심도 달라질 수 있다. 천안 중심이던 첨단 패키징 기능이 온양으로 분산되면서 삼성 반도체 생산체계가 전공정 중심 경쟁에서 후공정 운영 경쟁으로까지 무대를 넓히는 흐름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대에 패키징이 성능과 공급을 함께 결정하는 변수로 떠올랐다”며 “온양 팹이 계획대로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의 HBM 승부수는 전공정이 아니라 후공정에서 본격적으로 판가름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