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발(發) 오일 쇼크에 기상 이변 겹쳐가스·석탄 가격 폭등 전조 현상호르무즈 마비로 원유 물동량 92% 급감한 달 새 글로벌 재고 1.8억 배럴 증발고유가 상시화 국면 진입, 에너지 안보株 ‘강세’
  • ▲ 미국과 유럽의 주요 기후 모델들은 2026년 하반기부터 수온이 2도 이상 높아지는 슈퍼 엘리뇨 현상이 본격화할 가능성에 대해 잇달아 경고하고 있다. 사진은 역대급 슈퍼 엘리뇨가 발생한 2015년 10월 태평양 해수면 온도의 위성 사진 편차를 나타낸 이미지. 짙은 주황색과 붉은색은 평년보다 높은 온도를 나타내며 엘니뇨 현상을 보여준다ⓒNOAA
    ▲ 미국과 유럽의 주요 기후 모델들은 2026년 하반기부터 수온이 2도 이상 높아지는 슈퍼 엘리뇨 현상이 본격화할 가능성에 대해 잇달아 경고하고 있다. 사진은 역대급 슈퍼 엘리뇨가 발생한 2015년 10월 태평양 해수면 온도의 위성 사진 편차를 나타낸 이미지. 짙은 주황색과 붉은색은 평년보다 높은 온도를 나타내며 엘니뇨 현상을 보여준다ⓒNOAA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오일 쇼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슈퍼 엘니뇨’라는 기상 이변까지 예고되면서 에너지 시장에 전례 없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널뛰는 유가와 폭등하는 원자재 가격 속에 증시에서는 에너지 안보와 관련된 밸류체인 종목들이 일제히 들썩이는 모습이다.

    ◇ ‘엘니뇨’ 확률 61% … 냉방용 에너지 수요 폭증 ‘초읽기’

    28일 금융투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엘니뇨 발생 확률을 61%로 발표했으며, 25% 확률로 강력한 ‘슈퍼 엘니뇨’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섭씨 2도 이상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2026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역대급 무더위가 냉방용 가스 및 석탄 수요를 폭증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이란 전쟁으로 인해 비료와 연료 가격이 급등한 상태에서 엘니뇨로 인한 농작물 수확 실패까지 겹칠 경우, 글로벌 식량 공급망 역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튀면 식량 가격이 따라오는 경향이 있다”며 “폭염 시즌이 본격화되면 가스와 석탄 가격의 2차 폭등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 호르무즈 마비에 원유 물동량 92% 급감 … 사우디 우회도 ‘한계’

    에너지 공급망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일일 원유 물동량은 정상 수준인 2000만 배럴 대비 무려 92% 급감한 150만 배럴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분쟁 시작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글로벌 전체 재고 중 1억 8700만 배럴이 증발했으며, 이는 2025년 한 해 동안 축적된 재고 증가분의 41%를 단숨에 집어삼킨 수치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동-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얀부 항구로 물량을 돌리며 대응하고 있으나, 이 역시 전체 수출량의 48.6%만을 커버하고 있어 공급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란 전쟁 발발 이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인프라 타격으로 현재 원유는 전세계 적으로 하루 900만배럴이 부족한 상태다. G7 국가들에서 전략비축유를 매일 200만~400만배럴 방출하고 있지만 이는 10~14주밖에 버틸 수 없는 양이다. 

    골드만 삭스는 “수요 억제나 생산지 다변화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2분기 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구조적 붕괴 위험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 ‘고유가 상시화’ … 해양시추·원전 등 에너지 밸류체인 재편

    시장에서는 이제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인 60달러 선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고유가 상시화’ 국면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증권가의 관심은 단순 에너지주를 넘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 셰일가스보다 손익분기점(BEP)이 낮은 해양시추 섹터와 중동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미국 LNG 수출 인프라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화석 연료를 대체할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 전력 효율을 높일 BESS(에너지저장장치)와 이를 운반할 조선 섹터 역시 에너지 안보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단순한 공급 부족이 아니라 에너지 패러다임이 ‘풍요’에서 ‘쇼티지(Shortage)’로 넘어가는 변곡점”이라며 “5월 중순 이란의 저장 시설 포화 시점이 올여름 에너지 대란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