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난해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 5.9조원 달해성장펀드, 네이버에 4000억 저리 대출, GPU 구매 지원전략산업 육성 목표지만, 현금 풍부한 기업에 대출 논란 AI랠리 속에도 정작 네이버 주가는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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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가 투입된 국민성장펀드가 포털 공룡 네이버에게 무려 4000억원을 저리로 대출해주는 것을 두고 시선이 엇갈린다.인공지능(AI) 등 전략 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조성된 펀드가 현금성 자산을 무려 '6조원' 쌓아둔 IT 기업 네이버에게 투입되자 적절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지갑에 6조 있는데" … 네이버, 저리 대출 꼭 필요했나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네이버에게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GPU 서버 도입 사업에 4000억원을 연 3%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안건을 의결했다.네이버는 총 9221억원을 투입해 세종시 AI 데이터센터 '각 세종' 증설 및 최신 GPU 서버를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나랏돈' 4000억원으로 사업비 절반 가량을 충당하게 된 셈이다.이를 두고 현금이 충분한 네이버에 4000억원에 달하는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게 적절하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23일 네이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현금을 무려 5조9840억원 보유하고 있다.여기에 단기금융상품까지 포함하면 금액은 무려 8조3209억원으로 늘어난다.부채를 제외한 순현금만 따져도 2조8768억원에 달하는 '현금 부자'인 셈이다.자금 조달 능력이 충분한 대기업이 굳이 정채 자금에 손을 벌려야 했는지, 그리고 정부가 이를 흔쾌히 승인해준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혁신'은 없고 'GPU 구매'만 남은 지원정부는 이번 지원이 해외 AI 인프라 의존도를 낮추고 '소버린 AI'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한다.하지만 현장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온다. AI 밸류체인의 핵심인 독자적 모델 고도화보다는 단순 장비(GPU) 구매 비용을 보전해주는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특히 국민성장펀드가 첨단산업 생태계 내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목표로 내걸었던 점을 고려하면 우선순위가 뒤바뀌었다는 지적이다.실제로 이번 심의에서 함께 승인된 중견기업 '샘씨엔에스'와 같은 사례가 펀드의 본래 취지에 더 부합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요지부동 주가 … 시장이 보는 네이버 AI는 '글쎄'네이버의 AI 혁신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주가에서도 드러난다.글로벌 AI 랠리 속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네이버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23일 기준 네이버 주가는 21만8000원 선으로, 52주 최고가(29만5000원) 대비 여전히 한참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AI 관련주들의 랠리와는 한참 동떨어져 있는 셈이다.증권가에서는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익 모델 창출이나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 시장에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이런 상황에서 정책 자금을 투입해 인프라를 깔아주는 것이 혁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생산적 금융'의 대전환, 누구를 위한 것인가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생산적 분야로 자금 흐름을 전환해 경제 재도약의 마중물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마중물이란 물이 부족한 곳에 먼저 부어야 하는 법인데, 현금이 넘치는 네이버에 먼저 투입되는 상황이다.업계 관계자는 "현금이 넘쳐나는 대기업의 '설비 투자'를 세금 성격의 펀드로 지원하는 것은 국민성장펀드의 정책 명분에 맞지 않다"며 "금융비용을 절감해주는 '특혜 창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보다 엄격한 심사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