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신규 채용·M&A 등 경영 의사결정에 사전 동의 요구인력배치 등에 노사 공동 의결 조항 포함 … 업계 "과도한 요구안"오늘 노동청 중재 대화 … 노사 입장차 여전
  • ▲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지난달 24일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1게이트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 참여했다. ⓒ조희연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지난달 24일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1게이트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 참여했다. ⓒ조희연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파업으로 회사가 약 1500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 노조가 채용과 인수·합병(M&A) 등 핵심 경영 사안에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한다는 내용을 회사에 요구한 것이 알려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요구안이 통상적인 임금·단체협약 수준을 넘어 경영권 영역까지 침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사측에 제시한 단체협약 요구안 가운데 경영권 침해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조항은 신규 채용과 인사고과, 인수합병(M&A) 등 핵심 경영 사안과 관련해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노조가 회사 경영에 관여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또 노조는 회사 임원의 임명 및 보직 변경 등의 계획과 결과를 모두 통지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회사 이익 창출에 따른 성과 배분과 신규 인력 채용, 인력 배치 등에 대해 모두 조합과 공동 의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와 공동으로 의결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는 점을 협약 요구안에 포함한 것이다. 

    특히 회사의 분할과 합병, 도급, 외주 등 회사 경영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노조와 공동으로 심의, 의결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노조는 조합의 요청이 있을 경우 노조활동에 필요한 사내 모든 문서와 자료에 대한 열람, 복사에 협조해줄 것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제시안을 두고 임금 협상을 넘어 경영권 영역을 침범한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이러한 요구는 동종 업계 노조도 깜짝 놀랄 정도로 지나친 요구안"이라며 "채용부터 인력배치, 성과 배분, 임원 임명 등 경영 계획 전방위에 걸쳐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한다고 한 것은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채용과 투자 결정은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데 이를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한다면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노조의 요구안을 둘러싸고 노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노조는 지난 1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부 공정이 중단됨에 따라 1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추가 파업이나 생산 차질 상황이 이어지며 현재 생산 중인 의약품이 모두 중단될 경우 64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1분기 매출(1조2571억원)의 절반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대화에 나설 예정이지만 합의에 이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파업 중에도 노동부의 중재에 응한 것은 대화 해결을 위한 노력"이라며 "노조는 비상식적인 요구와 강압적인 파업 강요를 중단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대화 테이블에 앉아야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중부청 주관으로 열린 간담회에서도 노사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 측은 '사측 교섭위원을 전원 교체하라'는 조건을 선결 과제로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당시 입장문을 내고 "사측은 사전에 안건을 가지고 대화하는 자리가 아님을 전달했다"며 "처음부터 '막판 협상' 성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