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고위험 분만 체계 전면 실패…구조적 정책 개선 시급"의협 브리핑 "충북 내 야간·휴일 대응 가능 기관 사실상 전멸 수준"지방 필수의료 시스템 '구조적 붕괴'가 낳은 비극
  • ▲ ⓒAI 생성이미지
    ▲ ⓒAI 생성이미지
    의료계가 충북 지역에서 발생한 임신 29주 산모의 태아 사망 사건을 두고 대한민국 지역 필수의료 시스템의 처참한 붕괴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7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충북 지역에서 신생아중환자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사실상 단 한 곳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인력 부족으로 인해 야간이나 휴일에는 응급 대응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임신 29주는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고도의 전문적인 응급 처치가 필요한 시기다. 하지만 지역 내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인프라는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고위험 분만을 담당할 의사가 부족해지면서 병상이 비어 있어도 환자를 받지 못하는 '응급실 뺑뺑이'가 구조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의협은 이번 비극의 원인을 의료진 개인의 책임이 아닌 정부의 정책적 실패로 규정했다. 장기간 누적된 인력 부족과 과중한 업무량, 여기에 낮은 수가 보상 체계와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법적 부담이 겹치면서 지방의 산과 의료 기피 현상이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동안 정부에 지역·필수의료의 붕괴 위험을 수차례 경고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숫자 중심의 접근이나 현장과 동떨어진 대책들이 화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현장을 지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추진된 정책들이 결국 지역 의료 인프라의 '공동화 현상'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의협은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자의료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에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요구 사항으로는 △지역 필수의료 유지를 위한 파격적인 재정 지원 △고위험 분만 및 응급의료에 대한 국가 책임제 강화 △의료진 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 △안정적인 인력 확보를 위한 수련 환경 개선 등이 꼽혔다.

    의협 관계자는 "임신 29주 산모의 태아 사망 사건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의료를 단순한 서비스 공급 체계가 아닌 국민 생명과 직결된 국가 핵심 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가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