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임시 이사회 소집 "대표 해임안 논의"삼전·SK하닉 2차 밴더사 "영업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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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장비 부품업체 엔투텍이 내홍에 휩싸였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수주 확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돌연 대표이사 해임설이 거론되며 임시 이사회가 마련된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엔투텍은 김재섭 각자 대표이사 주재로 18일 오전 8시 임시 이사회를 소집한다.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감사, 실무 경영진을 대상으로 열릴 예정이며 구체적인 이사회 안건 및 세부 사항에 대해선 비공개다.

    이욱재 각자 대표는 이번 이사회를 통해 본인의 대표이사 해임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김 대표의 측근으로부터 '이욱재 대표 해임안'이 상정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에 대해 김 대표를 비롯한 회사에서는 아무런 답변도 주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회사 자금 활용을 두고 김재섭 대표와 마찰을 빚었고, 이달 초에도 (김 대표가 요청한) 자금 지원을 반대한 상태"라며 "이사회 자체가 김 대표를 주축으로 구성됐다보니 (해임안이) 가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엔투텍이 보낸 임시 이사회 소집 안내문에는 안건이 '경영 체계에 관한 중요한 사안'으로만 명시돼 있다. 다만 엔투텍은 이사회 개최 시 안내할 예정이라며 '이사회 결의 내용을 즉시 이행하지 않거나 관련 후속 조치를 게을리 하는 경우에는 인사적,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엔투텍은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진공챔버(CHAMBER)와 게이트밸브(GATE VALVE) 등을 생산하는 반도체 장비 부품 제조업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공급망에 속한 2차 벤더사로 원익IPS, 유진테크 등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 1992년 광명정밀로 출발해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며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수주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엔투텍의 올해 1분기 매출은 78억원으로 전년 동기 56억원 대비 약 38%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반도체 장비 부품 사업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이 대표는 "현재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업황이 개선되며 2030년까지는 수주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요한 시기인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그동안 영업 활동을 사실상 혼자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임안이 가결되면) 공급 일정, 대외 신인도 추락 등 경영 상 문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갈등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에이프로젠이 엔투텍을 인수하면서부터다. 현재 엔투텍의 최대주주는 몬타나 신기술조합 제72호, 최상위 지배기업은 지베이스다. 해당 조합은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최대주주로 있으며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에이프로젠, 에이프로젠은 지베이스가 각각 최대주주로 올라 서 있는 형태다. 비상장 기업인 지베이스는 현재 김재섭 대표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즉 '김재섭 회장→지베이스→에이프로젠→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몬타나 신기술조합→엔투텍'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두 사람이 마찰을 빚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엔투텍의 자금 활용이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에이프로젠이 지난해 엔투텍의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엔투텍은 지베이스 등을 상대로 총 700억원 수준의 현금을 유출했다. 구체적으로 엔투텍은 지베이스에 150억원 규모 단기대여금을 집행했고, 제이드신기술조합을 통해 에이프로젠 CB 191억원,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CB 400억원을 각각 인수했다. 

    이 대표는 "김 대표가 하는 바이오 사업이 아직 성과가 없다보니 (엔투텍에) 리스크로 자리잡게 된 것"이라며 "최근에도 직원들의 노사 협의를 통해 자금 유출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혔는데 내일 이사회에서 이 자금 활용안이 또다시 거론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추후 엔투텍 자금을 활용해 코스닥 상장사 P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P사는 건설업 등을 운영하는 벤처 기업으로 인테리어를 비롯해 다양한 사업 군을 영위 중이다.이 대표는 "P 기업은 수년간 적자를 이어오고 있어 기업 자체의 펀더멘털은 미지수지만 현금성 자산이 막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현금 자산을 활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피해 상장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투텍은 이달 4일부터 주식 병합에 대한 사유로 주식 거래가 정지돼 있는 상태다. 주식 병합과 분할 등 전자등록 변경·말소를 거친 뒤 신주권 변경상장일 전까지 거래는 정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