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부담에 창업주 일가 지분 전량 매각상속 분쟁 우려 해소하며 인수 마무리 수순
  • ▲ 청호나이스가 출시한 대용량 얼음정수기 '슈퍼 아이스트리' ⓒ청호나이스
    ▲ 청호나이스가 출시한 대용량 얼음정수기 '슈퍼 아이스트리' ⓒ청호나이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이 청호나이스를 인수한다. 창업주 별세 이후 추진된 매각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청호나이스는 30여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청호나이스는 지난 7일 관계사 지분을 포함한 경영권 지분 100%를 미국 3대 사모펀드(PEF)인 칼라일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1조원대로 알려졌으며 인수 대상은 청호나이스를 포함해 정수기 필터 전문 제조사 마이크로필터, 부품 제조사 엠씨엠(MCM) 등 계열사 지분 전체다.

    칼라일은 인수대금 가운데 절반은 칼라일 아시아 펀드를 통해 조달하고 나머지는 인수금융으로 확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칼라일은 지난 3월부터 청호나이스 인수전에 뛰어 들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기업 실사와 계약 협상 등을 진행해왔다.

    향후 규제 당국의 승인 및 거래 종결 조건 등을 충족한 뒤 올해 3분기 내 거래를 마무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30여년간 정수기 업계를 이끌어온 청호나이스가 지분 매각에 나선 배경에는 故 정휘동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정휘동 전 회장이 향년 67세로 별세하면서 유족들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은 청호나이스 지분 75.1%와 마이크로필터 지분 80%, 엠씨엠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정 전 회장의 지분 가치가 약 3600억원대로 평가되며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할 경우 상속세 부담이 3000억원 규모에 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8월 정 전 회장의 배우자인 이경은 전 이화여대 교수를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고 다양한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지분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매각 과정에서 정 전 회장의 전처 소생 아들인 정성훈 씨가 유언무효확인소송과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지며 거래 성사 여부를 둘러싼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성훈 씨가 아버지 보유 지분에 대한 법정상속분을 인정받고 해당 지분도 경영권 지분의 일부로 간주해 다른 유족 지분과 동일한 프리미엄을 적용해 매각하기로 칼라일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칼라일은 청호나이스와 관계사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됐다.

    정 전 회장이 보유했던 청호나이스 및 관계사 지분은 이경은 회장과 두 아들인 정성훈·정상훈 씨에게 각각 7분의 3, 7분의 2, 7분의 2 비율로 상속됐다.

    청호나이스는 계열사를 포함한 연간 매출이 7000억원대에 달하는 대표적인 생활가전 렌털기업이다. 국내 정수기 렌털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현재는 코웨이, SK매직, 쿠쿠 등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칼라일이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갖춘 렌털 사업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해외 진출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은 맞다"며 "향후 사업 전략이나 조직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