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5·엑스박스·스위치2 줄줄이 인상 … 게임 입문 비용 급증본체값에 타이틀·구독 지출 압박 … 게임사 멀티플랫폼 전략 중요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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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게임 시장에서 '신제품은 기다리면 저렴해진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출시 초기 높게 형성됐던 가격이 시간이 지나며 점차 낮아졌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출시된 지 수년이 지난 기기 가격까지 오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하면서 콘솔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이 커진 결과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본체뿐 아니라 게임 타이틀과 주변기기, 온라인 구독료까지 함께 부담해야 하는 만큼 게임을 시작하기 위한 전체 비용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는 지난 5월부터 국내 플레이스테이션5(PS5) 권장소비자가격을 인상했다. 일반형은 기존 74만8000원에서 94만8000원으로 20만원 올랐고, 디지털 에디션은 59만8000원에서 85만8000원으로 조정됐다. PS5 프로도 111만8000원에서 129만8000원으로 인상됐다. 소니는 환율과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제 여건을 가격 조정의 배경으로 설명했다.마이크로소프트(MS)도 오는 8월 1일부터 전 세계 엑스박스 콘솔 가격을 추가 인상한다. 저장 용량 512GB 모델은 100달러, 1TB 모델은 150달러씩 가격을 올리고 2TB 모델은 판매를 종료한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제품별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다시 가격 조정에 나선 것이다.한국닌텐도 역시 오는 9월 1일부터 닌텐도 스위치2의 국내 희망소비자가격을 기존 64만8000원에서 75만8000원으로 11만원 인상한다. 시간이 지나면 구매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존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반대되는 흐름이다.콘솔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메모리 공급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소비자용 메모리 공급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계약가격 기준 일반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8~63%, 낸드플래시 가격은 70~7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메모리 업체들이 서버 제품을 우선 공급하면서 PC와 소비자용 저장장치 시장의 수급도 빠듯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MS도 콘솔 가격 인상 배경으로 부품 비용 상승을 지목했다. 회사는 콘솔용 메모리와 저장장치 조달 비용이 과거보다 2.5배 이상 높아졌으며, 현재와 같은 공급 환경이 이어질 경우 2027년 가을에는 관련 부품 가격이 다시 두 배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콘솔은 기기 판매보다 게임과 구독 서비스, 플랫폼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회수하는 구조인 만큼 부품 가격 상승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업 모델이라는 분석이다.문제는 본체 가격 인상이 하드웨어 판매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콘솔은 이용자가 특정 플랫폼의 게임 생태계에 진입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본체를 구매한 뒤 게임 타이틀과 추가 컨트롤러, 저장장치, 온라인 멀티플레이 구독 등을 순차적으로 소비하는 구조다.본체 구입에 더 많은 비용을 쓰게 되면 게임이나 주변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용자들이 신작 구매 대신 할인 시기를 기다리거나 구독 서비스와 중고 타이틀을 선택하는 비중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콘솔 가격 인상이 게임 소프트웨어 판매 방식과 이용자 소비 패턴까지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대형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어 가격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락스타게임즈는 오는 11월 19일 '그랜드 테프트 오토6(GTA6)'를 PS5와 엑스박스 시리즈 X·S로 출시할 예정이다. 차세대 콘솔 판매를 견인할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지만, 현재 PC 버전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아 출시와 동시에 게임을 즐기려는 이용자는 콘솔 구매가 불가피하다.대형 신작은 통상 콘솔 신규 구매와 기기 교체 수요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본체 가격이 100만원 안팎까지 높아진 상황에서는 특정 게임 한 편을 위해 새 콘솔을 구입하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하드웨어 판매가 소프트웨어 소비를 이끌던 기존 선순환 구조가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국내 게임업계에도 콘솔 보급 둔화는 부담 요인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과 PC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 콘솔 시장을 겨냥한 대형 패키지 게임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콘솔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기존 이용자의 소비는 유지되더라도 신규 이용자가 플랫폼에 유입되는 속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이에 따라 특정 콘솔을 우선 출시하기보다 PC와 복수의 콘솔 플랫폼에 동시에 게임을 선보이는 멀티플랫폼 전략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러 플랫폼에서 판매해 특정 하드웨어 의존도를 낮추고 이용자의 선택 폭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플랫폼 사업자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MS는 가격 인상과 함께 무이자 할부와 중고 기기 보상 판매, 인증 리퍼비시 제품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본체 가격 자체를 낮추기 어려운 만큼 이용자의 실제 구매 부담을 분산해 접근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이다.게이밍 PC 역시 완전한 대안은 아니다. AI 서버 수요 증가가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 그래픽 메모리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PC용 부품 가격 역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노트북과 게이밍 기기 수요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그래픽용 D램 공급 역시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시간이 지나면 콘솔 가격이 자연스럽게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메모리 공급 구조 자체가 달라졌다"며 "기기 가격이 높아질수록 이용자는 게임 구매도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고, 이는 플랫폼 전체 소비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