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5% 돌파하며 KAI 투자 확대피델리티 지분 축소 속 한화는 13.61% 확보정부 지분 향방이 민영화 논의 핵심 변수
  • ▲ 판보로 에어쇼에 참석한 KAI ⓒKAI
    ▲ 판보로 에어쇼에 참석한 KAI ⓒ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둘러싼 주주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지분 변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화그룹도 경영 참여를 위한 지분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주주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KAI 지분 5.0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블랙록은 이달 14일 기준 4.95%였던 지분을 다음 날인 15일 장내 매수를 통해 5% 이상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 보고 의무가 발생해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반면 KAI의 주요 주주였던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최근 지분을 줄이고 있다.

    피델리티는 2023년 투자 목적으로 KAI 주식 매입을 시작한 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회사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며 지분을 꾸준히 확대했다.

    한때 지분율은 9.99%까지 늘어나 한국수출입은행(26.41%)에 이어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으나 지난해 말부터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며 지분을 줄이기 시작했다.

    올해 2월 공시 기준 6.92%였던 지분율은 지난달 6.63%까지 낮아졌으며, 계엄 이후에는 약 299만 주를 매도하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6%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KAI의 중장기 성장성과 투자 매력에 대한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신뢰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유통물량 감소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경영 참여를 추진하는 한화의 추가 지분 확보 비용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0월부터 KAI 지분 매입에 나서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USA 등 계열사를 통해 KAI 지분 13.61%를 확보한 상태다.

    한화는 연말까지 KAI 지분 매입에 5000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그룹 지분율이 약 16.16%까지 높아질 경우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과의 격차도 10.25%포인트 수준까지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을 포함한 국민연금(8.30%) 등 공공부문의 지분이 여전히 30%가 넘어 정부의 지분 처리 방향이 KAI 민영화 논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출입은행은 현재까지 KAI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부의 방산 경쟁력 강화 기조, 민영화 논의 등에 따라 향후 지분 매각 가능성이 다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화의 지분 매입은 정부가 매각을 결정할 경우 가장 유력한 전략적 투자자 위치를 선점하려는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지분율을 15% 이상으로 높일 경우 협상 과정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해 영향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한화가 목표로 하는 지분율 15%는 기업결합 심사 여부 등 규제 당국의 판단이 중요해지는 지점으로, 향후 정부의 지분 처리 방향을 가늠하기 위한 전략적 의미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정부의 민영화 기조와 한화의 추가 매입 여부가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