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은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영위기를 근본적 기업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 계기로 삼고, 소형차 경쟁력을 키워 새로운 성장을 창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또 "고연비의 환경친화적 차량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고 고급화된 디자인을 갖춘 소형차 개발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위기극복 품질전략 회의’를 열고 지금까지의 품질경영 기법과는 차별화된 '창조적 품질경영(Creative Quality Management)'을 전개하기로 했다.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을 되새기고 있는 것이다. 어떤 제품이든 가강 기본은 '품질'이다. 기본을 거스르면 고객에게 따돌림 당하는 것은 시간문제. 요즘같이 어려운 위기 상황에 정신차리지 않으면 도태될 수도 있다는 절실함 때문이다. 

    자동차 시장이 어려워짐에 따라 고객 선호도가 자동차업계가 잘 나갔던 시절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차량 구입을 원하는 고객은 소형차, 즉 저렴한 가격대로 구입이 가능해지면서 좀 더 연비가 좋은 차량을 찾는다. 금융위기가 자동차업계로 번지면서 차량 구매 고객들도 더 현실적인 면에 눈뜨게 된 것이다. 

    글로벌 기업인 현대차는 세계 1위라는 일본 도요타나 미국 '빅3'에 비해서도 소형차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차급별 판매 분포가 고르게 분배돼, 세계 자동차시장에 불어닥친 위기에 그만큼 덜 노출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히려 이번 위기가 현대차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더 높일 기회가 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정 회장은 20~30대 지향의 소형차는 활동성이 강한 젊은 소비자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해외디자인 센터도 현지 실정에 맞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개발하라고  당부했다. 이는 현대차가 소형차 부문에서의 강점을 더 강화해 도약하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광주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라인을 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기아차는 'GQ(Global Quality) 3·3·5·5'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품질은 3년 안에 세계 3위권, 브랜드 인지품질은 5년 안에 세계 5위권에 올라 최고 품질브랜드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연구개발과 생산공정의 무결점 품질 달성을 위해 기존 '4M(Man, Machine, Material, Method) 품질관리'를  확대한 '6M(Six-M) 품질관리' 기법을 실행하기로 했다. 4M에다 '품질 검증(Measurement)'과 '무결점 품질의식(Moral)'을 추가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완벽한 품질검증과 품질의식 등 차별화된 품질관리 기법으로 품질혁신을 이뤄내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10년간 정 회장 주도의 강력한 품질경영 드라이브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유례없는 고속성장을 이뤄냈다. 위기에서 기회를 찾고, 어려울수록 기본 즉 '품질'에 충실하는 현재의 기조를 유지한다면 머지않아 현대차가 '신 빅3'에 속하는 자동차 기업으로 올라 서는 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