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향신문이 오피니언란에 김연아에게 겸손할 것을 당부하는 글을 올렸다가 네티즌의 거센 반발을 불럿다. 30일 경향신문 오피니언면 여적란에 실린 '피겨 여왕의 길'이란 글을 올린 이 신문 김택근 논설위원은 "김연아가 가장 필요한 것은 겸손이다"고 말했다. 그는 "김연아가 넘어진 경쟁자 아사다 마오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웠으면 좋겠다. 작은 것에 집착말라"고 충고했다.

    김 위원은 김연아가 지난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일부 선수들이 연습을 방해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일본 팬들은 '김연아가 일본 선수들을 견제하고 있다'며 흥분하고 일본스케이트연맹에서 '왜 이런 보도가 나왔는지 이유를 알려달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이런 시빗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강자답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글을 접한 독자들은 "이 글은 친일파의 글과 전혀 다를 바 없다", "기분이 더러워지는 기사다"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경향닷컴을 찾은 네티즌들은 해당 기사에 장문의 댓글을 작성하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아이디 '웃기지말긔'는 "김 위원은 먼저 유투브에 가서 해당 동영상부터 보고 오라"며 "자기 논리를 펴고 싶으면 그 논리를 뒷받침할 사실 관계를 먼저 파악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예전에 아사다 마오는 미국 선수의 방해에 대해 말했고 직접적인 사과도 받았다"며 "우리나라 빙상연맹이 제대로 목소리를 낸다면 선수가 나서서 저런 소리하겠느냐"고 말했다.

    아이디 'carousel'님은 "이건 겸손을 논할 문제가 아니다. 자신에게만 그 피해가 돌아가더라도 불의를 묵인하고 용납하는 행위가 진정 겸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일부선수를 일본선수로 대뜸 간주하고 제발 저려 덤빈 일본언론까지 김연아가 책임질 필요는 없다"며 "그에 굽히고 들어가는 것은 비굴함이지 겸손함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punctum'은 "어릴 때부터 최고의 환경에서 피겨를 해왔던 아사다 마오에게 손을 내미는 지나친 겸손을 바라면서, 최악의 환경에서 고군분투했던 김연아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생각은 해 본적 없느냐"며 "무조건 참고 시빗거리를 만들지 않는게 아름다운 거라는 결벽증적인 잣대를 들이밀지 말라"고 충고했다.

    네티즌은 경향신문에 대한 실망감도 표출했다. '남쪽의사월'은 "가끔 여적에 이런 글이 있어 구독자로서 불편했다"며 "경향신문은 거들떠 보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babydoll77'은 "기분 더러워지는 기사다. 이런 글을 경향에서 보게 돼서 실망이 크다"며 "이 글은 혼자만 보는 일기장에다 써달라"고 비난했다. 또 '찌노찌노'는 "신중해 보이지 않는 글을 수락한 경향신문 편집장님. 실망스럽다. 경향신문 급 실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