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씨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사실을 자백한 것과 관련, 8일자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각각 "권양숙씨, 박연차 돈 수억 받았다" "노, '집사람이 박연차 돈 받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배치했다. 특히 경향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백, 국민은 참담하다'는 사설을 내고 "노 전 대통령의 위선을 보는 것 같아 말문이 막힌다"며 "앞으로 드러날 비리의 실체를 쉽게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강력히 성토했다.
8일자 경향신문 6면. 경향신문은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백, 국민은 참담하다'는 사설에서 '노무현 패밀리' 사건을 강력히 성토했다. ⓒ 경향닷컴 화면 캡처 한겨레신문은 톱기사에 이어 2면에도 "문재인 '노 전 대통령, 빌린 사실 근래에 알았다" "노 전 대통령, 부인 연관된 것 알고 심경 변화" 등 기사에서 노 전 대통령측 주장과 함께 사과문 게재 배경을 전했다.
3면에서는 "형님이어 부인까지…노무현 '패가망신'"이라는 극한 제목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권씨는 누구?"라는 기사에서는 "권양숙씨는 대통령 부인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그야말로 평범한 주부로 살아왔다"거나 "청와대 안주인이 된 뒤에도 정치인의 아내로서 비교적 조용한 편"이라는 주장을 실었다.
경향신문은 1·3·4·5·6·8면과 사설까지 할애하며 '노무현 패밀리' 사건을 상세히 전했다. 경향신문은 "검은 덫에 걸린 참여정부, 도덕성 파탄났다"는 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은 국가 지도자로서도, 정치인으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치명상을 입었다"고 단정했다.
"사상초유 '전 대통령 부부' 검찰 수사 불가피" "권력형 비리로 비화…'단군이래 최대 게이트' 되나" 등 기사에서 경향신문은 이번 사건을 심도있게 파헤쳤다. 경향신문은 "전직 대통령 부부의 검찰 소환 조사는 사상 초유의 일이며 돈을 받은 시점이 대통령 재임 중인 때여서 수뢰혐의로 사법처리에 이를 수도 있다"면서 "권 여사가 박 회장에게 돈을 받은 뒤 청와대 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 지를 밝혀내는 것도 검찰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또 이례적으로 "시민들 '배신감 든다' 분노…허탈…" 기사에서 분노한 일반 시민들의 반응도 내보냈다.
한편 대표적 친노사이트로 알려진 오마이뉴스는 "벼랑 끝의 참여정부…도덕성마저 무너지나"라는 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고백까지 포함된 지금의 사태는 참여정부가 그토록 강조해온 '도덕적 권위'마저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오마이는 "노 전 대통령이 통렬하게 사과했다" "친노세력의 굴욕"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