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인(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혹시 다 뒤집어쓴다는 것에 대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실제로 걱정을 했을까요" -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의 사회자 손석희씨
    "글쎄요. (노 전 대통령이) 사과문에서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까요" - 한겨레신문 박창식 선임기자

    9일 아침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많은 의문점이 있다"며 한겨레신문 정치부문 박창식 선임기자를 불러 나눈 인터뷰 일부다. 방송에서 박 기자는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 작성 배경과 관련해 "스스로 했다기 보다는 검찰이 어차피 상당 부분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오히려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엉뚱한 진술을 했다가 일이 꼬이는, 화가 커지는 가능성을 염려하고 미리 이야기하고 나온 측면 아니겠나"고 분석했다.

    사회자 손씨는 '엉뚱한 것'이란 어떤 뜻이냐며 질문했고 박 기자는 "노 전 대통령 스스로 사과문에서 했던 것 처럼 본인(정 전 비서관)이 뒤집어 쓰려고 시도한다든지, 그렇게 해서 일이 될 것 같지도 않고…. 이런 측면이 아닌가"라고 답했다. 그러자 손씨는 "본인이 혹시 다 뒤집어쓴다는 것에 대해서 실제로 걱정을 했을까요"라고 의심가득한 질문을 던졌고, 박 기자 역시 "글쎄요"라며 "사과문에서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까요"라고 받아 넘겼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7일 정 전 비서관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긴급 체포되자 "혹시 정 전 비서관이 자신이 한 일로 진술하지 않았는지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혐의는 정 전 비서관의 것이 아니고 저희들(노 전 대통령과 권양숙씨)의 것이다. 저의 집(권씨)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박 회장이 정 전 비서관에게 건넨 돈이 권씨에게 빌려준 게 아니라 노 전 대통령에게 준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는 9일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며 정 전 비서관에게 13억여원을 건넸다"고 진술했으며,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3억여원은 자신이 챙기고 나머지는 노 전 대통령측에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이 금품수수 내막을 꿰뚫고 있는 정 전 비서관의 입을 막고 진술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박 회장의 진술과 노 전 대통령의 해명이 달라 진실을 둘러싼 논란은 증폭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