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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대기업의 방송 시장 진입이 불허되고 있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며 미디어 관련법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미디어법 개정 문제에 대해 사실상 침묵해온 재계가 공개적인 견해를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주목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의 주요 쟁점과 현실'에 관한 문답식 보고서를 만들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실 등에 전달했다고 12일 밝혔다.
대기업들을 회원사로 둔 전경련은 이 보고서에서 "자산 규모 10조원 이상 대기업의 방송 진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국내 방송산업의 자본 확충과 방송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자본 여력이 있는 대기업이 방송 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지상파 4대 네트워크를 대기업이 소유하고 영국, 독일, 프랑스는 공영방송을 제외하고 지상파와 뉴미디어 방송에 대기업의 자유로운 진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신문과 대기업이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보도채널에 진입할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규제하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뿐"이라고 밝혔다.
OECD 30개 회원국 중에서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헝가리, 아이슬란드, 멕시코, 뉴질랜드, 스페인, 스위스, 터키 등 10개국은 조건 없이 신문.방송 겸업을 허용하고, 나머지 19개 국가는 단일지역 시장 내 사업자 간 결합 제한 등 일정한 조건을 붙여 허용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30년간 지속해온 `공익적 방송구조'를 개편, 경쟁을 촉진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산업 측면에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며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은 미디어 산업을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또는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