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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정보통신 기업 에릭슨이 앞으로 5년간 한국에 15억 달러(약 2조 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회장은 12일 오전(현지시간) 스웨덴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스톡홀름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이 같은 투자 계획을 밝혔다고 청와대 측이 전했다.
베스트베리 회장은 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지금이야말로 한국에 대한 투자의 적기"라면서 녹색 기술과 4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한국을 테스트베드(시험무대) 삼아 한국에 공동 연구를 위한 연구ㆍ개발(R&D) 센터를 신설하고 한국 지사의 인력을 현재 80명 수준에서 1천 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한-EU FTA가 체결되면 무역과 투자가 대폭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1~2년 뒤 세계 경제가 본격 회복된다고 볼 때 에릭슨 회장의 말처럼 지금 투자하는 것은 그 때를 대비해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스웨덴은 앞으로 10년 뒤면 석유를 전혀 안 쓰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들었다. 녹색성장 분야에서 양국간 많은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스트베리 회장은 "초고속 인터넷망을 포함해 한국의 IT는 언제나 선두에 서있고 대단히 혁신적"이라며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잘 알고 있는데 이제 IT 분야에서도 CO2 감축이 대단히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베리 회장은 또 "이는 큰 사업 기회로 한국에 대한 투자를 통해 한국 기업과 함께 세계로 진출하길 희망한다"면서 "삼성 등 한국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과 힘을 합쳐 `그린 브로드밴드', `그린 모빌리티'의 해외 시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 순방 중 외국 대기업이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것은 극히 드문 일로, 외국기업의 대 한국 투자 분위기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릭슨은 국내 4세대 이동통신 제조업체와 공동으로 기술개발과 테스트를 수행하기 위한 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국내 이동통신사 및 장비업체와 공동 연구ㆍ개발(R&D) 프로젝트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유수의 업체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에릭슨의 국내 투자로 이동통신 시스템과 단말기 분야에서 기술력 제고는 물론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단말기와 장비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에릭슨 회장 면담을 계기로 나온 에릭슨의 투자 계획은 에릭슨의 앞선 녹색 네트워크 기술과 한국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ICT 테스트 베드 환경을 결합해 태동기에 있는 그린 ICT 시장을 선점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