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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학회들이 정부 기관으로부터 중복으로 지원을 받는 사례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ㆍ회장 이기준)에 따르면 2008년 한 해 과총과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박찬모) 모두로부터 학술지 발행 지원을 받은 학회는 모두 36곳이며 금액으로는 13억8천여만원에 달한다.
또 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중복 지원을 받은 곳도 25개 학회, 지원 규모는 3억2천만원으로 집계됐다.
과총 학술지원팀 관계자는 "중복 지원의 수혜 대상에는, 이른바 메이저 학회가 대부분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과총은 문제해결 방안으로 2년여 전부터 정부 지원금 창구 단일화 논의를 시작했으며 올해부터 과총으로 학회 지원 창구를 일원화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과총은 328개 회원 학회의 632개 사업에 53억원을, 한국연구재단은 577개 이공계 학회 사업에 38억4천만원을 배분했다.
이 지원 사업들이 올해부터 과총으로 통합 지원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인문ㆍ사회과학 및 예체능 분야 지원에 주력하게 되며, 연구재단의 과학기술 분야 지원에 있어서는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세계 수준의 국제 학술지를 육성하고 소규모 연구회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는 등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조정으로 학회 지원을 위한 올해 과총 예산은 72억원으로 작년보다 20억여 원 늘어났다. 올해 예산은 학술지 발행에 35억원, 학술대회 개최에 34억원이 지원되며, 3억원 가량은 학회정보화 및 교류ㆍ 협력 등에 쓰이게 된다.
지원 창구가 일원화되고 예산이 늘어난 만큼 과총의 지원 대상도 종전 328개 과총 회원 학회에서 연구재단 등재 학술지를 보유한 과학기술계 531개 학술단체로 확대됐다.
과총 회원 학회에만 신청 자격을 부여해 지원하는 방식은 국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사안으로, 2008년 과총회원 학회 320곳 중 예산 지원을 받은 곳은 317곳으로 99.1%에 달한다.
과총은 지원 기관을 단일화하고 지원 대상을 최소한의 학회 요건을 갖춘 과학기술계 전체 단체로 확대한 만큼 경쟁체제를 도입함으로써 더욱 효율적인 학술활동 지원 사업의 틀을 갖춰나가기로 했다.
특히 지원 방식은 완전경쟁을 통한 공모제가 도입된다.
연구재단 등재 학술지를 발행하고 최근 3년간 연 1회 이상 학술지를 발행한 실적이 있는 학술단체면 어느 학회든 사업비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심사는 별도 심사단을 구성, 신청 자격에 대한 요건심사와 연구업적 및 연구계획을 심사하는 전공심사, 최종 종합심사 등으로 3단계를 거쳐 지원을 확정한다.
아울러 그 동안 '경쟁없이' 지급돼온 기본활동 지원금은 전면 폐지된다. 과총 회원을 대상으로 지급돼온 기본활동 지원금은 학술활동 실적에 따라 적게는 400만원부터 많게는 4천만원까지 차등 지원돼 왔다.
박영숙 교과부 학술진흥과장은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지속 확대되는 추세에서 학회 지원 역시 우선 순위 설정을 통한 투자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가야 한다"며 "올해 11∼12월 과학기술계 학술단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서 이 체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을지 여부를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