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소금융중앙재단' 홈페이지 ⓒ 뉴데일리

    "미소금융? 들어는 봤지. 근데 사실, 서민들한테 돈을 빌려준다는건 알겠는데, 자세히는 몰라. 어디서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도 깜깜하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데 언제 그런걸 찾아보겠어…"

    서울 종로구 신문로 도로변 한 가판대에서 만난 상인의 이야기다. 이처럼 미소(美少)금융 사업에 대해 들어는 봤지만, 실제적으로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8일 하나미소금융재단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대출 상담자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많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지난해 12월 삼성미소금융재단이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25일 미소금융 사업이 출범한지 100일째를 맞았다. 형편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위한 금융상품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자금의 흐름에 있어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까다로운 신청절차로 인해 더 많은 수혜자들을 낳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요란한데 비해 실적은 빈수레다'라는 질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실제 한 매체가 미소금융 수혜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8% 가량이 미소금융 대출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으며, '다소 도움이 됐다'는 응답도 전체의 24.2%를 차지해 응답자 대부분이 미소금융에 대해 만족스러움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수 많은 우려 속에서도 서민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숨가쁘게 달려 온 미소금융 115일, 그 길을 되돌아 본다.

    ◆ 수혜자 581명에 총 41억원 대출
    돼지고기 전문식당을 운영해 온 B씨는 업종 특성상 도배가 필요하고, 화장실 시설 고장으로 고객의 이탈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B씨와 그의 부인 모두 신용회복 지원중인 상태라 은행거래거 어려운 상태. 이에 이들은 미소금융 대출금으로 이를 수리하고 매출이 회복했다. 대출금은 5백만원. 이들은 앞으로 18개월 동안 매월 28만 8천원을 상환할 예정이다.

    지난 7일 SK미소금융재단 울산지점에서도 2명의 첫 대출자가 탄생해 눈길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도로변에서 가판포장 영업을 하고 있는 김모(50)씨와 자영업을 하는 이모(46)씨. 이들은 각각 200만원과 300만원의 대출을 받아 물품 및 원재자 구입에 사용했다.

    지난달 25일 미소금융재단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24일가지 총 19,041명이 지점을 방문해 상담이 이뤄졌다. 1차심사 결과, 이 가운데 전체 상담자의 32%에 해당하는 6,086명이 미소금융 대출신청자격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581명에게 총 41억원의 혜택이 돌아갔다.

    재단은 제도가 안착 되어감에 따라 대출실적이 증가해 전체 상담자 중 대출자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15일까지 전체의 0.3%에 불과했던 대출 비용이 지난달 24일에 3.1%까지 달성했다.

    자금융도별 비중은 운영자금이 12.2억원으로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등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무등록사업자 자금 11.8억원(29%), 창업자금 10.3억원(25%), 시설개선자금 6.4억원(16%) 순으로 나타났다. 또 수혜자들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701만원 수준으로 조사됐으며, 소액대출인 무등록사업자 자금은 1인당 평균 대출액이 463만원, 창업․운영․시설개선 등은 1인당 평균 대출액이 889만원으로 집계됐다.

    ◆ 상반기 중 총 55개 지점 설립
    지난달 25일 미소금융재단은 기업 13개, 은행 9개, 지역 8개 등 총 30개의 지점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또 상반기 중 25개 이상의 지점을 추가 설립하고 이 가운데 수도권 16개, 지방 14개 등 총 20개가 수도권 이외 지역에 설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중 지난 8일 경남 창원시 상남동에 LG미소금융재단 창원지점이 문을 열기도 했다.

    ◆ 미소학습원 개소
    한편, 지난달 16일 현대차 미소재단이 서대문에 창업자 컨설팅 지원기관인 '미소학습원'을 출범시켰다. 이곳에서는 향후 재무, 법률, 마케팅, 영업,  IT 교육을 통해 수혜자의 창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향후 계획
    현재 미소금융의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대출 금액과 용도 제한, 복잡한 대출 절차 등에 대해 미소금융재단 관계자는 "대출자들의 자활 의지나 자금 상황 등을 꼼꼼히 파악해야 하는 미소금융의 특성상 고객들이 불편을 느낄 만한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한 뒤 "고객들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출범 초기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미소금융 지점의 지속적인 확대와 대출상품의 다양화, 법적․제도적 인프라 개선 등을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달 현장점검 등을 통해 3개월 운영실적을 종합평가 한 후 대출기준의 개선을 검토했다. 특히, 미소금융이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도록 여유자금 운용수익률 제고, 회수율 극대화 및 공공시설의 사무실 무상대여를 통한 운영비 절감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