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케이블-지상파 첫 대면…합의점 못찾으면 피해는 ‘시청자 몫’
  • 케이블TV 업계가 지상파방송 재송신 중단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갔다. 우선 다음달 1일부터 케이블TV에서 지상파 방송인 KBS2·MBC·SBS의 프로그램 광고가 사라진다.

    전국 케이블TV 업체로 구성된 ‘KBS2·MBC·SBS 동시 재송신 중단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7일 회의를 열고 내달 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케이블 TV의 이용약관 변경을 신청하기로 했다.

    케이블TV의 이용약관은 시청자에게 제공할 수십 개의 방송채널을 지정하고 있는데 케이블TV 업체들은 약관 변경을 통해 케이블TV 채널에서 지상파 3개 채널을 제외할 방침이다.

    성기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은 “전국의 사업자들이 10월 1일부터 지상파 해당 채널의 광고 송출을 중단할 것”이라며 “신호가 중단된 화면 위에 어떠한 자막이나 다른 프로그램을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지상파 채널의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에 있는 광고 시간 동안 신호 송출을 중단한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 케이블방송을 통해 KBS2·MBC·SBS를 보는 시청자에겐 광고 대신 노이즈(아날로그 가입자) 또는 검은색 정지 화면(디지털)이 나타나게 된다.

    케이블 업계 측은 단계적으로 광고 중단을 진행할 예정이다. 성 사무총장은 “광고 전면 중단이 시청자들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우려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의견이 모였다”며 “구체적인 대상과 계획은 추후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통위가 이용약관 변경신청을 승인할 때까지는 60일이 소요된다. 전면 중단에 따른 시청자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광고 중단부터 결정했다”고 말했다.

    케이블과 지상파 3사 대표들은 28일 방통위의 중재에 따라 모일 예정이다. 지난 8일 ‘대가 지급 없는 케이블TV의 지상파 재전송을 금지한다’는 법원의 판결 이후 첫 대면인 셈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본격적인 협상 중재에 앞서 양측의 의견을 수렴하고 향후 협상 조건, 일정, 방법 등을 사전 논의하는 일종의 준비 모임”이라면서도 “양측이 법원 판결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공식 자리인 만큼 형사소송 취하 등과 같은 협상 걸림돌을 제거해 향후 협상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내달 1일부터 전국 케이블 가입자인 1520만 가구(이하 방통위 2008년 기준)는 지상파 방송의 광고를 볼 수 없게 된다. 국내에서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가구는 아파트의 경우 46.1%, 단독주택 12.6%, 연립주택 8.2%에 불과하다. 지상파와 케이블 간의 갈등이 지상파 채널의 재송신 전면 중단에 다다를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지상파 채널을 직접 수신할 수 없는 시청자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