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반대 불구 14년 공사...취리히~밀라노 고속열차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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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15일 세계 최장 터널이 관통됐다.
지난 1996년 착공 이래 14년여 동안 계속돼 온 '고타르트 베이스 터널' 공사의 하이라이트인 '역사적' 관통식이 이날 오후 스위스 주요 TV의 생중계 속에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
전날까지 180cm를 남겨두고 터널 양쪽에서 공사를 진행해 온 시공사는 이날 마지막 남은 바위 구간을 파 들어가기 시작한 지 약 20분 만에 터널을 하나로 연결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57km 구간이 완전히 뚫린 고타르트 베이스 터널은 일본의 혼슈와 호카이도를 연결하는 세이칸터널(53.8km)을 밀어내고 세계 최장 터널에 '등극'하게 됐다.
스위스 남부 알프스산맥의 고타르트 단층 지괴를 관통한 이 터널은 해발 550m에 위치하며 오는 2017년, 이르면 2016년 말부터 시속 250km의 고속열차가 이 터널을 이용해 취리히와 이탈리아 밀라노를 오가게 된다.
고타르트 베이스 터널 덕택에 취리히-밀라노 소요시간이 약 1시간30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되며 하루 평균 약 300편의 여객 및 화물열차가 운행하게 될 것이라고 스위스 교통부는 설명했다.
지금까지 14년간 연인원 약 2천500명이 투입된 터널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약 98억 스위스 프랑(약 12조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스위스는 알프스산맥을 넘는 기존 도로를 이용해 화물을 실어나르는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트럭이 뿜어내는 온실가스와 소음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역사적인 고타르트 베이스 터널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달 말 15년 재직 끝에 퇴임하는 모리츠 로이엔베르거 스위스 교통장관은 "지난 15년간 의회 내 회의론자들의 비판에도 이 프로젝트를 지켜왔다"고 회상하면서 "고타르트 베이스 터널은 스위스는 물론 유럽의 교통 인프라 구축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럽연합(EU) 교통장관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이 위성 생중계를 통해 터널 관통식을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