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0억유로(25조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한 프랑스 최고 부자 여성 릴리안 베탕쿠르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베탕쿠르 스캔들'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주말 딸 프랑수아즈가 자신의 법정 후견인 지정을 재요청한 데 발끈해 고소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던 베탕쿠르가 이번에는 딸에 대한 재산 증여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17일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와 유럽1 TV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베탕쿠르의 변호사 파스칼 빌헬름은 16일 베탕쿠르가 자신의 딸 프랑수아즈가 자신에게 "정신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베탕쿠르는 나아가 딸에 대한 주식 증여를 철회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 빌헬름은 덧붙였다.

    프랑수아즈는 1992년부터 증여를 받아 베탕쿠르가 갖고 있는 로레알 주식 100%를 물려받을 수 있지만 증여가 철회되면 50% 밖에 받지 못하게 된다고 프랑스 언론은 전했다. 현 시세로 환산하면 약 70억유로(11조원)를 잃게 되는 셈이다.

    빌헬름 변호사는 베탕쿠르가 지난 봄 딸에 대한 증여를 철회할 생각이 있었으나 바캉스 시즌이 지난 뒤 일단 이 생각을 보류하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베탕쿠르는 지난 주말 딸 프랑수아즈가 자신의 정신 상태를 문제삼아 법원에 세 번째 후견인 지정 요구를 하자 "이런 집요한 괴롭힘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으며, 딸이 나와 가족을 넘어 로레알의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것도 좌시할 수 없다"면서 고소할 방침을 밝혔었다.

    빌헬름 변호사는 18-19일께 프랑수아즈에 대한 고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베탕쿠르는 지난 8월 말 유일한 상속자로 지정했던 절친했던 사진작가 프랑수아-마리 바니에를 유언장 명단에서 제외하는 유언장 변경을 통해 12억5천만유로(1조9천억원)의 증여를 무위로 만든 바 있다.

    베탕쿠르 스캔들은 딸 프랑수아즈가 바니에에 대해 어머니로부터 10억유로(1조5천억원) 상당의 현금 및 고가의 미술품을 편취했다며 지난해 12월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이 재판 과정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최측근 에릭 뵈르트 노동장관이 2007년 대선 전 베탕쿠르로부터 불법 대선 자금을 받아갔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정치 스캔들로 비화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