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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기관 피치가 포르투갈의 등급을 한 단계 낮춘 가운데 그리스가 2013년 이후 사실상의 디폴트(채무불이행)인 채무 구조조정을 유럽연합(EU)측과 절충했다는 미확인 보도까지 나오면서 유로 국채의 스프레드가 23일(이하 현지시각)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는 등 또 다른 먹구름이 드리웠다고 영국 신문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24일 보도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그리스신문 타 니아를 인용해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에 지원하는 1천100억유로의 지원패키지가 2013년 종료되면 그리스가 채권 수익률을 떨어뜨리고 만기도 연장할 계획이라면서 EU 집행위도 그리스가 그 전에 획기적인 구조개혁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이 구상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 구상이 채권단에 손해를 감수토록 하는 단계에는 못미치는 것이지만 채권단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순조롭게 채무 구조조정이 이뤄지더라도 사실상의 디폴트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리스의 구상이 실행될 경우 2차 대전 후 사실상의 첫 선진국 채무 불이행이 되는 것이라면서 그렇게되면 재정 위기가 심각한 남유럽과 아일랜드에 '잔물결 효과'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집행위는 그리스의 구상을 지지했다는 타 니아 보도에 대해 "그리스를 포함한 (유로 재정 위기국) 어느 정부의 어떤 (채무) 구조 조정도 지지한 적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에볼루션 시큐리티스의 채권 전문가 엘리자베스 아프세스는 텔레그래프에 "(포르투갈 강등과 그리스의 채무 불이행설로) 시장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리스 상황이) 사실일 경우 유로 채권 위기의 전체 판세가 바뀔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EU가 포르투갈, 스페인 및 다룬 유로국의 채무와 관련해 확고하게 뒷받침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아프세스는 강조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스페인의 내년 차입이 어떨게 될지를 예측하는 것이 힘들어진다"고 경고했다. 텔레그래프는 스페인의 중앙 정부와 지자체 및 은행이 내년에 모두 3천억유로를 차입해야하는 점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투자자들이 최근 몇달간 스페인 국채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의 차입 부담이 지난 10년여 사이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점을 지적했다.
신문은 그리스 구제 프로그램이 예정대로 실행되면 2014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부채율이 150%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투자자들이 이 점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그리스 국채가 이미 디폴트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