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연장안, 또 다른 위기 초래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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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의 보수성향 정치인, 자유주의 경제학자, 10억달러 규모의 거대사업가가 한자리에 모여 미국 경제현안을 논의한다면 도대체 의견일치를 볼 수 있을까?

    미국 CNN방송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 재임시절 백악관 예산실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톡만과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사진), 부동산재벌 모트 주커만을 뉴욕 타임워너센터에 초대해 미국경제의 당면과제와 해법에 대한 대담을 진행한 결과 의외로 상당한 컨센서스가 도출됐다고 자사의 블로그를 통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최근 미 의회에서 통과된 8천580억달러 상당의 감세 연장안이 또 다른 '위기(crisis)'를 촉발할 수 있다는 데 우선 동의했다.

    부동산 사업가 주커만은 "막대한 공공부채가 미국 경제의 심장부를 겨눈 비수가 틀림없다"고 규정하고 "이 비수가 조만간 우리를 찌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당장은 감세 연장안을 정당화하는 정서가 있다"고 꼬집었다.

    삭스 교수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위원회가 존재하고 이 같은 문제를 수개월간 논의했는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어느 날 갑자기 만나 감세안을 내놔버렸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가에 정치적인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대해선 대담 참가자들 간 컨센서스를 넘어 공분(公憤)하는 정서가 보였다.

    스톡만 전 백악관 예산실장은 "미국엔 두개의 정당이 존재하는데 이들 모두는 전혀 작동하지 않는 재정영역에서 경쟁하면서 공짜 점심을 먹고 있다"고 비난했다.

    스톡만은 미국의 금융가를 '카지노 월가'라고 비꼬면서 그나마도 헤지펀드의 영향권에 있다고 지적했다.

    삭스 교수는 미 행정부가 은행에 조건없는 구제금융 자금을 퍼부었다고 비판했고, 주커만은 부자들이 자신들에게 맡겨진 응분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