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회장직 수행은 물리적으로 불가능"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1일 "겉모양은 삼성전자가 일본 기업을 앞서지만 속(부품)은 아직까지 (일본을) 따라가려면 많은 시간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출장길에 오른 이 회장은 이날 김포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일본에서 더 배울 게 많다. 한참 배워야죠"라고 했다.

    이 회장의 이번 언급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뛰어난 경영실적을 거뒀지만 자만하지 말고 실력을 키우며 항상 도전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평소 신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해 들어 첫 해외출장에 나서는 이 회장은 일본에서 할 일을 묻자 "새해도 됐고 해서 기업 관계자들과 여러 분들을 만납니다. 친구들도 보고.."라고 답했다.

    일본에는 열흘 정도 머무르다 돌아올 것이라고 이 회장은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에 대해서는 맡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전경련 회장직 수행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해야 하는 일도 있고 삼성그룹 자체를 키우는 데도 힘이 벅찬 데 전경련까지 맡으면 힘들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가 다음 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실사를 앞두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유치위원회에서 할 일이므로 제가 간섭할 일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IOC 위원으로서 여러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하겠지만 실사 준비는 실무선에서 할 일이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 회장의 출장길에는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동행했고, 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삼성전자 최지성 대표이사 부회장, 반도체사업부 권오현 사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윤부근 사장, 아들인 이재용 사장 등이 공항에 나와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