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인하 가능성 시사...정유업계 '전전긍긍'"전세대란, 미래대비책 마련해라"
  •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주유소 등의 행태가 묘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서민물가 안정대책을 주제로 제78차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유가가 다른 품목의 물가를 포함한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이 발언은 국내 정유사의 유가 책정이 적절한지 여부를 살펴 인하 가능성을 검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대통령의 기름값 검토 언급은 사실상 정유소간 담합 우려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어 정유업계는 가격 인하를 놓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 갈 때 (휘발유 소매가가 리터당) 2000원 했다면, 지금 80달러 수준이면 조금 더 내려가야 할 텐데 지금 1800~1900원 정도 하니 더 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 말씀은 석유가격 체계를 봐서 국민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해보라는 뜻"이라며 "석유류 가격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니 면밀히 봤으면 좋겠다는 것이나 지침을 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업계도 나름대로 계산법이 있을 것이고 정부도 나름 지침이 있을텐데 석유류 가격이 서민 생활에 굉장히 민감하고 물가에서 가중치가 크다는 면에서 합리적으로 잘 살펴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토부로부터 지난 8월 이후 가속화된 전세값 상승과 최근 들어 전세의 월세 전환 현상으로 1인 가구가 어려움을 겪는다는 보고를 받고 우려를 표명하면서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인구 비율과 주거 형태의 흐름이 크게 변하기 때문에 다른 물가 안정 정책보다 미래 대비책을 보고해야 한다"면서 "영향력이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면밀히 검토해 대책을 마련하라. 규제 (완화) 부분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대통령은 1인 가구 중에는 독거노인과 취업 전.후의 젊은이들이 많기 때문에 각별히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