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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들에게는 거북하게 들릴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광고인들이 보기에 과거의 종교건축물, 특히 유럽의 성당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거대한 광고물이었다.
가장 유명한 고딕식 성당인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을 한 번 보자.
하늘을 향해 높이 뻗은 첨탑들은 신에게 가까이 가려는 신도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옥외광고물'이었다. 외벽에 촘촘하게 붙어 있는 예수와 마리아, 베드로와 같은 성인들의 상은 역시 글을 모르는 신도들에게 예수와 사도들의 행적을 알려주기 위한 '옥외광고물'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부에 장식된 수많은 그림과 조각, 그리고 스테인드 글라스는 대개가 사회적 지도층이나 부유한 사람들이 봉헌한 것이다. 즉 그들은 이런 예술작품을 봉헌함으로써 ‘자신들이 얼마나 훌륭한 신도’인지, 그리고 ‘교회에 얼마나 많은 헌금을 했는지’ 알릴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자신들의 좋은 가문과 재력을 '광고'했던 것.
이렇듯 돌이켜보면 과거의 서양미술 작품, 특히 종교 미술과 건축은 PR이나 광고의 초기 버전이었다.
이런 생각에서 출발, 본래 예술은 광고의 역할을 하며 폭발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는 개념을 이용한 광고가 나왔다.
다름 아닌 국제광고제인 AICP의 출품 권유 광고가 그것.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로 유명한 시스틴 성당이 건축된 과정을 마치 '캠페인 브리핑'처럼 구성해 서양문화와 광고계 풍토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보면 배꼽을 잡게 만들어놨다. 더욱이 AICP의 수상작은 뉴욕 근대미술관(MoMA)에 게시된다는 점까지 이용해 '당신의 광고가 예술인지 확인하려면 출품하라'고 권한다.
영어 청해를 싫어하시는 독자를 위해 아래 번역도 실어놓았으니 특히 광고 종사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감상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