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총력 기자회견...어떤 의혹 풀렸나

  • ▲ 낙단보 마애불 발견직후 사진. 구멍위의 흰 얼룩은 돌가루가 뜨거운 열기와함께 올라가며 암반에 부착된 것이다.
    ▲ 낙단보 마애불 발견직후 사진. 구멍위의 흰 얼룩은 돌가루가 뜨거운 열기와함께 올라가며 암반에 부착된 것이다.

    낙단보를 둘러싼 4개월간의 의혹이 풀리려나?

    지난해 10월부터 끊임없이 낙단보의 마애불과 관련된 억측과 억지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16일 문화재청이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의혹에 대해 공식 해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최근 낙단보의 마애불 인근에 또다른 마애불이 존재한다는 주민들의 제보에 대한 문화재청의 입장발표와, 이미 발견된 마애불의 상단에 난 구멍을 둘러싼 의혹에 관한 설명을 위해서였다.

    문화재청은 먼저 또다른 마애불이 존재한다고 주민들이 지목한 부분을 발굴하기로 하고, 항공사진과 일제시대 지도분석 등 절차를 밟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이어 10월 6일 발견 뒤 끊임없이 마애불상 상단의 구멍과 관련 의혹과 고의훼손설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제보자, “볼 수 있다”→“안 보인다” 말 바꿔

    문화재청은 불교계에서 낙단보의 불상을 10월이 아닌 8월에 알고도, 문화재조사를 하지않고 공사를 강행해 구멍이 뚫리는 훼손을 입은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당시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원래 8월 4일 의성군청에서 현장조사를 한 결과 제보자는 마애불 추정 위치로 현재의 도로 바로 아래에 있다고 가리켰고, 또 문헌상으로도 마애불 관련 기록이 전혀없었다고 해명했다.

  • ▲ 낙단보 마애불 발견직후 사진. 구멍위의 흰 얼룩은 돌가루가 뜨거운 열기와함께 올라가며 암반에 부착된 것이다.

    특히 당시 제보자가 가리킨 지점이 공사 구역이 아니고 도로 밑이므로 발굴 자체가 곤란한 것으로 판단해 문화재청에 보고하지 않은 것이지 의도적으로 숨긴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당시 제보자와 함께 현장을 답사했던 의성군청 김문진 계장은 기자회견장에서 “제보자가 가리킨 곳은 현재의 위치에서 상류쪽 50m정도이고, 공사구역이 아니라서 공사와 관련된 문화재 조사구역에 해당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제보자에게 ‘현장에 가면 암각화를 볼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볼 수 있다’고 해서 제보자와 약속하고 현장을 갔다. 그런데 현장에선 그가 ‘지금은 안보인다’고 하더라”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또한 “제보자에게 ‘비탈면에 있냐’고 했더니 ‘땅속에 있다’고 했다. 땅속에 있는 것은 문화재법상 원형 유지하는 게 원칙이라서 별도 조치가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미리 구멍뚫고 쉬쉬? 논리적으로 안맞아

    또한 불교계일부에서 “마애불이 10월 6일 발견된 게 아니라 9월초부터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접근을 통제했다”는 주장을 하는데 대해서도 논리적으로 모순된다고 했다.
    문화재청은 마애불이 있는 곳의 제방공사는 ‘홍지기술산업’과 8월 19일 하도급계약을 맺었고, 9월 29일부터 작업도로 작업를 했다고 설명했다. 도로 측면의 ‘옹벽공사 공법 변경 승인’이 9월 30일에 났고, 10월 5일부터 토사제거와 천공작업을 했기 때문에 9월에 구멍이 났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것이다.

    제2마애불 가능성 은폐?  실제로 발굴 시도했으나 못찾아

    또 제2마애불 존재 가능성을 은폐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현지 주민의 증언도 제각각인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낙정리 이장(구인본)이 제보한 위치에 대해 11월 16일 발굴조사를 실제 실시했지만 도로 붕괴 위험으로 발굴을 계속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 ▲ 최광식 문화재청장.
    ▲ 최광식 문화재청장.

    이미 발견된 마애불을 지방문화재로 지정한 것을 두고 불교계가 마애불을 격하한다고 주장한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신희권 학예연구관은 “낙단보 문화재를 격하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문화재위원들의 판단을 존중한 것”이라며 “동화사의 고려전기 마애불도 경북 지방문화재, 고령 마애보살상도 지방문화재”라고 소개했다.

    문화재청이 이날 직접 해명에 나선데는 최근 불교계가 지속적으로 고의훼손의혹을 제기하고, 불교문화재를 소홀히 한다는 의혹을 갖은데 따른 것이다.  일부 국민들도 불상과 관련한 오해를 하는데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의혹이 풀릴 것으로 믿는다”며 “앞으로 문화재 관련 소통을 더 성실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