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에 가까운 취향.기행, 돌출행동로 유명명품 브랜드 즐겨..팔색조같은 패션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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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내전의 위기를 겪고 있는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과거부터 독특한 취향과 기행, 돌출행동으로 악명이 높았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튀는 패션, 과격한 제스처와 장광설이 뒤섞인 연설, 공포증을 의심케하는 텐트생활 등은 최근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무자비한 유혈진압에서 보여준 광기 어린 모습과 맞닿아 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에는 카다피는 다혈질에 자기중심적 인물로, 심각한 공포증이 있으며 저택의 위층에 머무는 것을 아주 싫어하거나 무서워한다고 돼 있다.
실제로 그는 피격을 우려해 비행을 싫어하며 숙소는 1층에만 머문다. 거물붕괴에 대한 공포 때문에 해외 방문 때마다 호텔 대신 텐트 생활을 하곤 했다.
2009년 9월 유엔총회 연설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을 때도 맨해튼 센트럴파크에 텐트를 치려다 거부당하고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소유의 땅에 텐트를 쳤다가 주민들의 반발로 다시 걷어야 했다.
러시아의 크렘린과 프랑스의 파리 엘리제궁, 로마의 공원 등에는 에어컨 등을 갖춘 호화 텐트를 세운 적도 있다.
카다피는 또 미모의 미혼 여성 수십명으로 구성된 `아마조네스 경호대'를 대동하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대해선 암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설과 여성 편력 때문이라는 추측이 있다.
지난 2006년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을 때는 현지 당국이 무장한 이들 경호원의 입국을 거부하자 그대로 돌아가버린 일도 있다.
그는 화려하고 독특한 패션, 격한 몸짓과 독설이 섞인 연설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공식석상에 보라색이나 황금색의 현란한 문양이 들어간 전통의상이나 화려하게 치장된 제복을 주로 입고 나온다. 선글라스는 필수품으로, 명품 브랜드 루이 뷔통 제품을 즐겨 쓴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은 지난해 카다피의 패션에 대해 "독재자의 카리스마를 극대화하기 위해 때와 장소에 맞춰 팔색조처럼 다양한 패션스타일을 선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는 옷으로 메시지를 표현하기도 하는데 과거 리비아를 식민통치한 이탈리아를 2009년 방문했을 때는 제복에 리비아 독립운동가인 오마르 무크타르의 사진을 붙이고 나타났었다.
그러나 그의 패션에 대해선 주변과의 조화를 무시한 기괴한 패션이라는 혹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황제는 미친 의상(Crazy Clothes)을 갖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카다피가 2009년 9월 유엔총회에서 유엔 안보리를 `테러 이사회'라고 비난하며 유엔헌장을 찢었던 일은 그의 연설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연설 시간 15분을 훌쩍 넘겨 96분간 장광설을 이어가며 "오바마는 아프리카의 아들로, 영구히 미국의 지도자로 남아있어야 한다"고도 해 화제가 됐었다.
최근 잇따른 연설에서는 주먹을 쳐들고 연단을 수차례 내려치거나 의기 양양하게 두 손을 쳐들며 격렬한 모습을 보이면서 "순교자로 죽을 것"이라거나 "시위대는 알 카에다의 편이며 알 카에다가 시위대에게 마약을 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카다피 일가도 호화생활과 부패로 자주 구설수에 올랐다. 카다피는 아내 2명 사이에 모두 8명(아들 7명, 딸 1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입양한 아들도 하나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을 인용해 카다피 일가는 일종의 `문제 가정'으로 유별나게 괴팍하고 카다피의 아들들은 사고뭉치이며, 가족간 암투도 심하다고 전했다.
외교 전문에는 카다피의 후계자로 알려진 둘째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이 파티와 주색잡기에 빠져 보수적 분위기인 리비아에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고 묘사하고 있으며 셋째 아들인 사아디도 마약과 알코올에 빠져있고 과도하게 파티를 즐긴다고 돼 있다.
또 카다피 일가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해외에 최대 1천500억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