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일각 "전용기 체제로 경쟁이 없어진 탓"
  • 경쟁이 없어진 탓이다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의 정비불량으로 해외방문 중 회항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 내에서 나오는 말이다.

     

    지난해 '특별기' 체제에서 '전용기' 체제로 바뀌면서 경쟁이 없어진 탓에 정비불량이라는 어이없사태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현재 대통령 전용기 체제는 사실상 대한항공의 독점 체제나 다름 없다. 청와대 경호처가 총체적인 책임을 맡고 있고 공군이 관리, 감독을 하고 있지만 정비와 운항 대부분 대한항공이 담당하고 있다.

     

    그 동안에는 양대 국적 민간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번갈아 대통령 특별기를 운항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4월부터 정부가 대한항공으로부터 '5년간 임차' 형식으로 2001년식 '보잉747-400'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

     

    이전에 양대 항공사가 대통령 특별기를 운항할 때는 치열한 경쟁과 자존심 싸움을 벌여 왔다. 운항 수지 면에서는 별로 남는 게 없지만 대통령 특별기를 운항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국적 항공사로서는 대단한 상징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까지 대한항공이 독점하던 대통령 특별기에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는 아시아나항공이 참여한 것도 아시아나측의 이 같은 '열망'이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용기 체제가 된 이후에는 항공사간 경쟁이 사라지면서 부지불식간에 관리가 소홀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통령 전용기의 정비 불량은 곧바로 대통령의 안전에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한 치의 빈틈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비록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기는 했지만 대통령 전용기가 이륙 100분만에 고장을 의심해 긴급 회항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중대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시행 1년도 안돼 문제점이 노출된 대통령 전용기 체제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청와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