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주식 시세차익-탈세 ‘의혹’
  • ‘제 2도약’을 준비하던 오리온 그룹에 악재가 닥쳤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56)이 계열사 매각과 관련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저가에 발행, 이를 되팔아 거액의 시세차익을 남긴 의혹과 비자금 조성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검사와 수사관 등 30여명은 지난 22일 오전 10시께 서울 문배동 오리온그룹 사옥을 압수수색해 재무와 회계 자료를 확보했다.

    갑작스러운 경찰의 출두에 오리온 그룹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사건이 하루 지난 23일 오리온 관계자는 "일단 조사가 진행 중이니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 경찰은 오리온 그룹의 탈세, 비자금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다. ⓒ SBS 방송화면 캡쳐
    ▲ 경찰은 오리온 그룹의 탈세, 비자금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다. ⓒ SBS 방송화면 캡쳐

    경찰이 압수수색을 나선 데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제기된 의혹은 담 회장이 헐값으로 계열사 지분을 취득해 이를 다시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세 차익을 남겼다는 것. 지난 2005년 온미디어 주식 16만여주에 대해 주당 2만5000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행사했고 1년 뒤에 온미디어를 상장하면서 액면가 기준 5만2000원으로 책정해 두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온미디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CJ그룹 계열사인 CJ오쇼핑에 4345억원에 팔아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6월에는 온미디어를 CJ에 주당 7만9200원으로 넘겨 결과적으로 87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의혹이 제기됐다.

    두 번째 의혹은 오리온그룹 계열사가 서울 청담동에 지은 고급빌라에 관련해 그룹이 빌라 부지를 시행사에 헐값에 넘겨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점이다. 오리온그룹은 최고급빌라인 ‘청담동 마크힐스’를 신축하는 과정에서 소유 부지를 헐값에 매각한 후 시공을 다시 계열사가 맡는 방식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마지막으로 제품 원가를 부풀리는 수법 등으로 수십 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검찰 측이 확보한 압수물 분석이 끝나면 회사 관계자 등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