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LCC공항 경쟁시대 대비해야
  • 동남권 신공항 건설, 미래 항공시장의 메가트렌드(Megatrend)를 읽고 결정해야
    -동남권 신공항은 저비용 항공사 중심의 제2 허브공항으로-

    김윤형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선진화포럼 상임이사

    동남권 신공항 건설과 관련하여 3월 30일 정부의 평가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로 인한 지역갈등이 커지자 수도권 일각에서는 신공항건설의 백지화 또는 연기론을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신공항 건설에 착수한다 해도 10년후에나 개항이 되니까 2020년경에 우리나라 항공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여건이 어떻게 변모될 것인가를 살펴 보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 2020년을 내다보면, 두 가지의 메가트렌드(Megatrend)를 읽을 수 있다. 

    하나는 동아시아에도 “항공자유화 (Open skies)”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것이다.
    세계항공학회의 전문가들은 나라끼리 항공노선 설정을 자유로이 개방하려고 하는 “오픈 스카이협정 (Open skies agreement)”의 채결이 2015년, 늦어도 2020년 까지 이뤄 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신공항이 개항될 때쯤이면 동아시아의 모든 중소도시들의 하늘이 열려있을 것이고, 값싸고 여행하기 편리하고 안전한 “저비용 항공사 (LCC: low cost carrier)”에 대한 수요가 획기적으로 증대되어 있을 것이다.

    그 동안 돈이 없어서 항공여행을 못하던 중산층과 서민층까지도 국내 배 삯이나 기차 값으로 항공 여행할 수 있는 “항공여행의 민주화”시대, “20억 동아시아인의 대교류”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북미와 EU역내에서는 항공여행이 고소득층의 특권이 아니라 교통수단인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 되고 있으며, 미국의 서민층은 그레이하운드 버스요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여행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세계항공여객시장은 기존의 대형 항공사 여객시장과 새로운 저가항공 여객시장으로 양분화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와 EU지역에서는 LCC가 현재 항공시장의 35%를 각각 점유하고 있으며, 항공시장의 성장을 장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동아시아의 잠재적인 거대한 저가항공 여객시장을 선점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원을 창출하기 위한 국가발전전략을 수립 해야 한다.

    그 전략의 일환으로 동남권에 LCC중심 허브공항의 건설이 필요한 것이다.

    한편, 인천공항은 대형 항공사 중심의 허브공항, 그리고 동남권 신공항은  LCC중심의 제2 허브공항의 복합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가는것이 ‘오픈스카이’시대에 걸맞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공항정책이 아니겠는가?

    세계항공학회가 예견한 두 번째의 ‘메가트렌드’는 이웃 나라 중국에서 경제공룡화에 따라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국의 관문공항인 베이징 공항, 상하이 공항, 그리고 광저우 공항의 수용능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특히, 베이징 공항의 처리능력은 완전 포화상태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중국지도자들이 숙원 사업인 서진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중국의 내륙지방과 서부지역의 개발을 위한 유효한 수단이 되는 것이 바로 LCC취항의 촉진이라고 세계적인 항공전문가들이 중국정부에 정책건의를 하고 있다.

    중국의 지방정부도 관광객유치를 위하여 중국 내 관문공항 경유노선 보다 역외에 있는 외국 관문공항과 직접 취항하는 항공노선을 환영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중국이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이외에 제4관문 공항건설에착수하기 이전에 우리나라가 동남권 신공항의 건설에 착수해야 한다.

    LCC중심의 신공항은 중국 내륙지방의 역외 관문공항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대폭적으로 늘어 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 관광객을 흡수, 새로운 성장동력원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UN산하 세계관광기구의 2020년 전망치를 보면, 중국은 외국인 비즈니즈 여행을 포함하는 관광객이 들어가는 인 바운드로 세계 제1의 관광대국이 되고 아웃 바운드로 나가는 숫자도 1억 명이 된다고 한다.
    일본이 세계 2위에 올라설 것이라고 한다. 중국이 아웃 바운드로 1억 명, 일본이 1억 3천만 명 나가고 또 중국으로 1억 4천만 명의 외국관광객들이 들어가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엄청난 人流, 즉 사람의 흐름의 일부를 한국의 동남권 LCC중심 허브공항이 흡수할수 있다면 이것은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우리가 지난 2년동안 동남권 신공항의 위치선정을 둘러싸고 소모전에 몰입하고 있는 사이에 일본, 중국, 아세안 등이 거대한 LCC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0년 6월에 출범한 일본의 신정부는 동아시아의 거대한 저가항공 여행시장을 겨냥해서 ‘관광입국’을 신 성장전략의 핵심부분으로 발표하고 획기적인 LCC육성 정책들을 시행하고있다.

    세계항공학회의 항공정책 전문가들은 앞으로 3~4년 이내로 동아시아의 LCC시장에서 메이저 LCC업체들이 정해지고 LCC 노선 망 구축이 거의 완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의 위치선정이 이번 3월 30일에 결정되어 지금 당장 신공항건설에 착수한다 하더라도 빨라야 10년 후에 개항이 될 것이다. 신공항이 완공될 때까지 기다리면 늦는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우리가 동아시아, 특히 중국의 LCC시장 및 노선 망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리고 앞서가고 있는 일본의 관광진흥과 LCC육성정책을 따라잡기 위해서 당장 김해공항의 놀고 있는 화물터미널이라도 LCC전용의 여객터미널로 서둘러 개조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라도 2013년 오픈 계획인 일본의 나리타 국제공항의 LCC전용 여객터미널 보다 앞설 수 있다.

    국내 항공전문가들에 의하면, 김해공항의 활주로 용량은 2012년까지는 군 당국으로부터 어느 정도 랜딩 슬롯을 받아 놓았으며, 동아시아의 LCC들이 김해공항으로 몰려 들게 되면, 그 때가서 군•민이 협력하고 협의해서 활주로 랜딩 슬롯을 더 늘려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장 외국 LCC가 취항할 수 있도록 김해공항을 LCC거점공항으로 변환하기 위한 인프라 정비를 단행하고 LCC육성을 위한 법제도 체제를 금년 내로 갖추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