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 7일부터 3개월간 ℓ당 100원 인하 SK 이어 GS칼텍스․S오일․현대오일뱅크 동참
  • SK에너지의 전격적인 휘발유 가격 인하조치에 이어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도 7일 0시부터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ℓ당 100원 할인한 가격으로 각 주유소에 공급한다고 6일 밝혔다.

    정유사들이 휘발유 및 등유 값 인하를 동시에 같은 폭으로, 3개월 시한으로 인하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정유사들이 물가 폭등에 따른 고통 분담을 강조해온 정부 압력에 못이겨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유류가를 내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폭으로 기름값을 올릴 경우 가격 담합을 이유로 불공정거래로 처벌해왔던 정부가 동시에, 같은 폭, 그리고 시한부로 인하를 유도한 것이 자유경쟁의 원칙에 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고유가에 따른 국민들의 연료비 부담을 줄이고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7일부터 3개월간(7월6일까지)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할인해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타 정유사에 비해 영업이익 규모도 작아 공급가 인하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결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국민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SK에너지는 지난 3일 7일 0시를 기점으로 앞으로 석 달 간 한시적으로 전국 4천400여개 SK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한다고 밝혔었다. SK에너지는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ℓ당 1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으며 신용카드 할인 혜택이 있을 경우에는 추가로 ℓ당 100원의 할인이 적용된다.

    SK에너지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씩 3개월간 인하할 경우 회사 측이 입게 될 손실액은 매달 1천억~1천500억원씩 총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SK에너지가 먼저 유류값 인하에 나선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는 발언을 한 이래 공정위의 담합 조사와 국세청 세무조사 등을 통해 전방위로 정유사들을 압박한 데 따른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부는 물가 폭등으로 MB 정부 지지율이 급락하고 4.27 재보선 및 내년 총선·대선에서 여권이 참패할 것이란 위기감에 해당기업들을 강도 높게 압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최근 SK에너지의 가격인하 결정 이후 “고유가로 인한 국민들의 부담을 나눠지겠다는 SK에너지의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며 "모든 경제주체들이 고통분담과 상생의 정신으로 어려움을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말해 다른 정유사들도 인하 동참을 유도했었다.

    정부는 정유업계에 이어 통신업계에 대해서도 통신료 인하을 유도하고 있어 관치 경제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