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원 PF대출잔액 28조…회수 시 줄도산 뻔해
  • 제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건설업계 연쇄도산의 뇌관이 될 것인가.

    불행히도 건설업계는 부동산PF사업의 좌초로 ‘줄초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2금융권이 만기가 돌아오거나 원리금이 연체되는 사업장에서 주저없이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2금융권의 지난해 말 PF 대출 잔액은 약 27조8천억원이다.

    저축은행이 12조2천억원으로 가장 많고 보험사 4조9천억원, 자산운용사 4조7천억원, 할부금융사 3조원, 증권사 2조2천억원, 종합금융사 1천억원 등이다.

    여기에 농협중앙회가 회원조합의 여유자금을 예탁받은 상호금융특별회계에서 나간 PF 대출 5천억원을 포함하면 총 28조원에 달한다.

    이는 은행권 PF 잔액 38조7천억원의 71.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제2금융권의 PF 부실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데 있다. 금융권 전체 PF 연체율은 2008년 말 4.4%에서 2009년 말 6.4%, 지난해 말 12.9%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제2금융권의 연체율만 보면 증권사 30%, 저축은행 25%, 할부금융 18%, 농협 특별회계 18% 등으로 금융권 평균을 크게 웃돈다. 보험만 연체율이 8%로 다소 양호한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유도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없다 보니 PF 대출을 회수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연쇄 부도 걱정이 앞선다"며 "제2금융권 대출 만기구조와 회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 회사들은 실제로 PF 대출의 부실이 심해지자 서둘러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진흥기업, LIG건설, 삼부토건 등 중견 건설사가 잇따라 무너진 것도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의 PF 대출 회수가 원인이었다.

    지난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부토건의 경우 헌인마을 사업에 대한 대출채권에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제외한 2천500억원의 금융권 PF 컨소시엄 가운데 절반가량이 저축은행, 할부금융, 증권사 자금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금융회사의 대출담당 직원은 "건설사들이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거나 원리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는 사업장의 대출은 적극적으로 회수하자는 게 내부 방침"이라고 털어놨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 참여자 사이에 ‘우선 나부터 살아야겠다’는 공포심이 깔려 있는 것 같다"며 "성공 가능성이 있는 PF사업은 제2금융권의 시행사 대출에서 은행의 차환 대출로 이어지도록 자금 흐름을 살려야 연쇄 부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