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 제약기업 매출 1위인 화이자제약이 국내에 제네릭(복제) 의약품을 처음으로 내놓는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의 텃밭으로 여겨지고 있는 제네릭 시장에 어떤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은 최근 난소암과 유방암, 폐암, 방광암 등의 항암치료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일라이릴리사의 오리지널 의약품 '젬자'를 본떠 만든 '젬시타빈 200㎎, 1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를 획득했다.

    회사 측은 이를 두고 '한국의 제네릭 사업에 진출하게 되는 첫 제품'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만큼 향후 제네릭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반증인 셈이다.

    화이자는 국내 항암제 사업부에서 기존의 항암제와 함께 젬시타빈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항암제 사업부 김선아 전무는 "항암제 분야는 생명 안전과 관련돼 품질이 매우 중시되는 분야이기에 '퀄리티 제네릭'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존의 항암 포트폴리오에 제네릭 제품을 추가해 고품질의 다양한 치료 옵션을 의료진과 환자에게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대 제약사인 화이자의 제네릭 제품 출시가 제네릭을 성장 기반으로 한 국내 제약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한국화이자제약은 이번에 허가가 난 항암제 제네릭 제품 외에도 심혈관계와 중추신경계질환 등을 비롯한 다양한 치료 영역의 제네릭을 순차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국내 제약업계의 판도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론 다국적 제약기업의 제네릭 진출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바티스에 인수된 산도스사가 제네릭 제품을 판매 중이며, 사노피아벤티스사도 한독약품을 통해 제네릭 제품을 내놨다.

    국내 제약업체의 한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 한계를 느낀 다국적 제약사들이 잇따라 제네릭 시장에 눈길을 돌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정부가 제네릭 약가 인하를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거대 다국적 제약기업의 제네릭 시장 진출이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도 있지만, 결국 승패는 영업력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