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단이 번번이 주인 찾기에 실패한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협상을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스웨던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와 재개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대우일렉 매각과 관련해 엔텍합과 협상을 중단하고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일렉트로룩스와 협상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일렉트로룩스는 이번주까지 대우일렉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협상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세계 2위 가전업체인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대우일렉 인수 가격으로 6천억원을 제시해 6천50억원을 써낸 엔텍합에 밀려 차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채권단이 엔텍합과 매각 협상을 진행할 때도 대우일렉에 대한 인수 의지를 피력하는 등 강한 애착을 드러낸 바 있다. 특히 지난해 9월께 채권단 측에 대우일렉 인수 가격으로 당초 본입찰 때 제시한 6천억원보다 많은 6천300억원을 제시하기도 했었다.

    일렉트로룩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요나스 사무엘슨(Jonas Samuelson)은 당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처음에 제시한 가격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렉트로룩스가 이번주 매각 협상 개시 여부에 대해 확답을 주기로 했다"며 "특별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으면 가격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렉트로룩스가 대우일렉 인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인수 가격 협상에서도 잡음이 생기지 않으면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며 "다만 일렉트로룩스가 가격을 더 깎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진행 과정을 지켜봐야 매각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대우일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엔텍합이 작년 11월 본계약을 맺인 이후 인수자금을 입금하지 않자 지난 달 말 협상을 종료했다.

    대우일렉은 옛 대우전자 시절인 1999년 8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통해 구조조정을 해왔으며 엔텍합까지 포함해 총 네 차례의 매각협상에서 모두 좌절을 겪었다.